한국 레슬링 부활 이끌 정한재 "위기 때 더 잘해야…金 꼭 딴다"
2026 AG 우승 후보…"어떤 종목보다 더 많이 훈련"
세계선수권서 7년 만에 입상…"우승 의지 더 커졌다"
- 이상철 기자
(진천=뉴스1) 이상철 기자 = 정한재(31·수원시청)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에이스'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7년 만에 한국 레슬링 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룬 그는 이번에는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정한재는 19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레슬링대표팀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정식 겸 미디어데이에서 "위기일 때 더 잘해야 한다. 그런 만큼 꼭 금메달을 따서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알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레슬링은 최근 국제스포츠종합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21년 도쿄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빈손에 그쳤고,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 2개만 땄다.
흐름이 좋지 않지만 레슬링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반등의 발판으로 삼겠다면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를 목표로 내세웠다.
금메달 후보로 꼽힌 선수가 바로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의 정한재다. 그는 3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경험이 있다.
특히 정한재는 지난해 9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25 세계선수권 남자 그레코로만형 63㎏급에서 아이티안 칼마크아노프(우즈베키스탄)에게 밀려 준우승했다.
정상을 밟지 못했지만, 2018년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 김현우,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김민석(이상 동메달) 이후 7년 만에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낸 쾌거다.
이 준우승은 정한재에게 강한 동기 부여가 됐다. 그는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마냥 기쁘지 않았다. 시상식에서 1위 선수의 국기를 보면서 '아시안게임에선 꼭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들 저에게 금메달을 기대하는데, 부담을 느끼기보다 이를 즐기려 하고 있다"고 웃었다.
레슬링 대표팀은 이날 출정식 이후 진행한 공개 훈련에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안한봉 감독의 지휘 아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금메달을 바라보는 정한재는 매일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그는 "다들 힘들겠지만, 레슬링 대표팀이 어떤 종목보다 더 많이 훈련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일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러닝하고 (300㎏이 넘는) 초대형 타이어를 갖고 훈련한다. 오전엔 웨이트트레이닝과 하체 보강 훈련을 하고, 오후엔 레슬링 훈련만 2시간여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슬링 대표팀이 몇 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난 뒤 조금 지친 부분이 있었다. 운동에 대한 열정이 식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안한봉 감독님께서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마치고) 부임하신 뒤 굉장히 열정적으로 지도하신다. 훈련량이 크게 바뀌지 않았으나 감독님의 영향으로 선수들도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슬링 대표팀에는 모두 몸이 성한 선수가 없다. 아픈 부위가 있어도 참으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을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를 다친 정한재 역시 아직 100% 회복한 상태가 아니다. 그는 "80% 정도 회복했다. 불안한 점도 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내가 하던 대로 열심히 한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화제를 모은 건 눈물로 결의를 다진 안 감독이었다. 정한재는 "감독님께서 평소 해맑으시고, 장난도 많이 치신다. 오늘 눈물을 흘리시는 걸 보고 놀랐다. 선수들끼리도 진짜 잘해서 감독님의 눈물에 금메달로 보답하자고 힘을 모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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