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딱 1번 패한 안세영…'자신과의 싸움'에 무리할 필요 없다
시즌 6번째 우승 도전 일본오픈, 발 부상으로 포기
앞선 대회도 어지럼증…'롱런' 위한 관리·휴식 필요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셔틀콕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의 2026시즌 6번째 국제대회 우승이 무산됐다. 누군가에게 패한 것이 아니라 부상에 발목 잡혔다.
안세영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겠으나 중도하차한 이번 대회의 상황을 잘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이 창창한 선수다. '자신과의 싸움'에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15일 "안세영이 2026 일본오픈 여자단식 32강 경기 중 발생한 왼쪽 발 외측 부위 통증으로 인해 대회 기권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14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일본 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1회전에서 아케치 히나(일본)를 게임 스코어 2-0(21-6 21-9)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16강에 올랐다. 일방적인 승리였으나 과정에서 왼쪽 발에 무리가 왔다.
배드민턴협회는 "해당 부위 통증은 과거 훈련과 경기 과정에서도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것"이라면서 "경기를 마친 뒤 통증과 부상 정도를 지속적으로 체크했는데, 더 이상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대회를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왼쪽 발에 체중을 싣는 과정에서도 불편함을 느꼈을 정도다.
지난해 일본오픈 우승자 안세영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으나 2연패가 무산됐다. 대회 후 오는 21일부터 중국 창저우에서 벌어지는 중국오픈(슈퍼 1000)까지 연이어 소화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차질이 생겼다.
중국오픈은 BWF 월드투어 중 가장 큰 규모인 슈퍼1000 시리즈 중 하나다. 회복 정도에 따라 강행을 택할지 모르겠으나 무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2025년 안세영'을 넘고 싶은 마음이 강한 '2026년 안세영'이지만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안세영은 단일시즌 역대 최다우승 타이 기록인 11승을 거두면서 73승4패 승률 94.8%, 누적 상금 100만 달러 돌파(100만3175달러) 등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2025년 12월 자신의 SNS에 "정말 놀라운 한해였습니다. 이번 시즌 제가 11개의 타이틀을 얻어냈다는 게 무척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던 그는 "2026년에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더 많은 기록을 깨보고 싶습니다"라는 각오를 피력했다. 과연 '더 강한 안세영과 더 나은 기록'이 가능할까 싶었으나 해내고 있었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을 연거푸 석권하며 2026년을 시작한 안세영은 이후 아시아선수권대회, 싱가포르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등 나서는 대회마다 정상에 올랐다. 2월 아시아단체배드민턴선수권과 5월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 등 단체전에서도 지는 법을 몰랐다.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게 딱 1번 패했을 뿐이다. 일본오픈 32강까지 40전 39승1패 승률 97.5%. 약속했던 것처럼 더 강해진 안세영이다. 자신을 향한 지독한 채찍질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발자취다.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어렵고 당연히 칭찬이 아깝지 않은 선수다. 하지만 진짜 몸이 강철일 수는 없다.
조짐도 있었다. 안세영은 지난 5월30일 싱가포르오픈 4강 천위페이와의 경기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 타임아웃을 외치고 주저앉았다. 결과적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해 최종 우승까지 차지해 힘든 줄 몰랐겠으나 몸이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워낙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 스스로 포기하진 않을 선수이기에, 차라리 부상으로 잠시 쉬어가는 이 상황을 충전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 후반기에도 중요한 대회가 이어진다. 8월에는 인도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리고 9월에는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해야한다.
분명 지난해 대기록보다 더 놀라운 발자취를 남길 수 있는 선수다. 그 이정표를 꼭 올해나 내년에 세울 필요는 없다. '롱런'을 위해 쉬어가는 법도 익혀야한다.
lastuncl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