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작별' 최민정 "뜻깊었던 폐회식 기수…미래는 아직 몰라"

"베이징 1500m 金 가장 기억에 남아…아쉬움은 셀 수 없이 많아"
롱런한 최민정의 조언 "성과에 만족해 멈추면 안 돼"

쇼트트랙 최민정이 12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세 번의 동계 올림픽에서 차지한 메달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8·성남시청)이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무대와 작별을 선언했다. 최민정은 당분간 스케이트를 벗지 않고 빙판 위를 달리면서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동계 올림픽을 마치고 TV 프로그램 출연, 행사 참석, 인터뷰 진행 등으로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최민정은 12일 서울 강남구의 올댓스포츠 사무실에서 뉴스1과 만났다.

최민정은 "바쁘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지금은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여러 행사도 참석하고 틈틈이 훈련도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최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데, 앞으로 2~3년 더 선수 생활을 할 거 같다. 길어야 3년이라는 생각"이라면서 "대표팀에서도 물러나고 소속팀과도 계약을 마치는 등 한 단계씩 내려올 계획이다. 은퇴 후에도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다. 해설, 지도자 등의 길도 있지만 학업을 더 해서 행정적인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계획을 말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무대에 데뷔한 최민정은 2022 베이징 대회에 이어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도 출전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마치고 올림픽 은퇴를 선언했다.

쇼트트랙 최민정이 12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최민정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대회에 임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나설 수 있었다. 더 이상 이런 무대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매 순간을 더 즐기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면서 "모든 것이 끝나고 후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에 참가하면 다른 종목들도 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지만 쇼트트랙에 집중, 즐기지 못했었다. 그래도 마지막 올림픽 폐회식에 기수를 맡은 것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면서 "함께 기수로 나섰던 (황)대헌이도 '누나 너무 뭉클하다'고 말해줬는데, 정말 뜻깊고 좋았던 기억이 됐다"고 덧붙였다.

최민정은 3연속 올림픽 출전에만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첫 올림픽인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이어 베이징 대회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고, 마지막 무대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추가했다.

최민정은 "평창 대회는 너무 어리고, 처음이어서 모르는 게 많았다. 대회를 즐기거나 느끼기 어려웠다. 베이징 대회 때는 몸과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스스로 '잘 이겨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후련하게 마무리를 한 대회라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앞서 3번의 올림픽을 돌아봤다.

이어 "가장 기억에 남고 기뻤던 순간은 베이징 대회 여자 1500m 우승할 때다. 당시 정말 힘들었는데, 금메달이라는 결과물을 내서 만족스러웠다. 또한 1500m 금메달을 따내면서 여러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2022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최민정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전 대표팀 동료였던 심석희가 과거 자신을 비하했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한 월드컵(현 월드투어)에서 두 차례 넘어져 발목과 무릎 부상을 당해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민정은 이를 악물며 1500m 2연패를 달성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최민정. ⓒ 뉴스1 안은나 기자

최민정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추가, 총 7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진종오(사격),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을 제치고 한국 선수 동·하계 통틀어 올림픽 최다 메달 '단독 1위'가 됐다.

최민정은 "대회 전부터 주변과 언론에서 기록에 대해 많이 언급해서 인지하고 대회에 나섰다. 올림픽에서 총 5개 종목에 나서는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도 스스로 생각했는데, 막상 기록을 달성하니 안 믿기면서도 스스로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민정이 대기록을 달성하고 오랜 시간 세계 쇼트트랙 정상에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에게 엄격했기 때문이다.

최민정은 "올림픽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떠올리면 한 가지가 딱 떠오른다. 하지만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을 정도"라면서 "스스로 계속 만족을 하지 못하고 아쉬움이 남아서 스스로에게 채찍질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중간에 발전도 멈췄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 대표팀 생활을 하다 보니 쇼트트랙은 물론 많은 종목에서 스타 선수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이들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성과를 동기부여 삼아서 더 노력해서 성장하는 선수가 있다. 반면 정상의 자리를 쉽게 생각해서 쉽게 무너지는 선수들도 봤다. 각자의 태도와 마음의 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