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결산]① '선수촌 6곳' 사상 첫 '분산 개최' 절반의 성공
분산 개최로 비용 절감·지역 균형 발전 등 효과
경기장 간 이동 문제·관심도 하락 등 한계도 명확해
- 권혁준 기자
(밀라노=뉴스1) 권혁준 기자 = 23일(한국시간) 폐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은 '사상 최초' 타이틀이 붙은 대회였다.
대회명에 2개의 지명이 들어가는 최초의 대회로, 개최지를 크게 묶는 클러스터만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발텔리나·보르미오, 발디피엠메 등 4곳, 선수촌도 6곳에 흩어졌다. 개회식도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열렸고 성화가 두 곳에서 타오르는 등 상징적인 장면을 남겼다.
이같은 변화를 대변하는 핵심 키워드는 '지속 가능성'이다. 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천문학적 비용과 사후 시설 활용 문제를 줄이기 위해 기존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하고, 광역 단위로 개최지를 묶는 방식이었다. 거대한 단일 도시 모델 대신, 이미 인프라를 갖춘 지역을 연결해 부담을 나누겠다는 취지다.
일정 부분 성과는 있었다. 3월 열릴 패럴림픽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쓰이는 경기장 25곳 중 새로 건설된 시설은 2개에 불과했다.
아이스하키와 스피드스케이팅이 열린 '밀라노 아이스 파크'는 유럽 최대 규모 전시장 중 하나인 '피에라 밀라노 전시회장'을 개조해 만들었고, 설상과 썰매 종목이 열리는 코르티나에선 1956년 올림픽 당시 쓰였던 '토파네 알파인스키센터터',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 등을 리모델링해 준비했다.
또 선수들이 묵은 밀라노 올림픽 선수촌은 철도 차량 기지를 개조해 만들어졌고, 올림픽이 끝난 뒤엔 기숙사로 변모한다.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분산 개최의 장점이 드러났다. 특정 도시에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이 완화됐고, '메인'인 밀라노 외에도 알프스 산악 지대와 북부 도시권이 주목받았다. 환경 부담을 줄이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에 쓰인 올림픽 시설은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발전'이라는 핵심 목표를 중심으로 추진됐다"면서 "2년 뒤 발텔리나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도 이 유산을 활용해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는 '분산 개최'의 첫 시도인 만큼 향후 올림픽 개최의 가늠자가 될 수밖에 없는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코스티 코번트리 위원장은 "분산 개최를 올림픽 이해관계자들이 잘 경험하고 배웠다는 게 의미 있다"면서 "미래에 이어질 다른 대회에서도 조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올림픽이 끝난 후 데이터를 분석해 효과를 살펴본다"면서 "이번 대회는 새롭고 지속 가능한 방식을 보여준다는 면에선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계와 과제도 뚜렷했다.
'분산은 곧 이동'을 의미했다. 종목 간 거리가 수십,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면서 선수단 지원 인력은 배로 필요했고, 미디어, 관중의 이동 부담도 적지 않았다. 일부 종목에서는 기상 변수와 교통 상황이 맞물리며 일정 조율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했다.
개최지의 분산은 곧 관심의 분산이기도 했다. 여러 곳으로 나누어진 축제는 예전만큼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메인 도시인 밀라노에서조차 대회 내내 '올림픽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나마 밀라노에 있는 선수들은 많은 관심을 받은 편이었다. 개최 종목이 적은 도시에 머무는 선수들은 "올림픽인지 일반 국제대회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고 할 정도였다.
이번 대회에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원윤종은 "모든 구역을 돌며 선수들을 만났는데, 안테르셀바 같은 곳은 바이애슬론만 열리다 보니 주목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클러스터마다 규모가 다르기에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축제의 장인 올림픽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도 '분산 개최'의 흐름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점점 더 올림픽 유치 경쟁이 식어가는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고 사회적 저항을 낮추기 위한 시도는 필수적이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은 '뉴노멀'의 시험대였다. 여러 과제와 고민거리도 남겨놓았지만, 이탈리아의 과감한 시도는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오는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을 추진하고 있는 대한민국도 이러한 점을 모두 눈여겨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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