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우상' 전이경 "최민정, 역대 최고…재능·노력 다 갖춰"[올림픽]

"올림픽 3회 출전 대단…선수 생활은 좀 더 했으면"
"다음 주자 단연 김길리…'메달 기록' 동기부여 되길"

쇼트트랙 최민정이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확보한 후 태극기를 두르고 인사하고 있다. 2026.2.21 ⓒ 뉴스1 김성진 기자

(밀라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계보'의 첫 주자였던 전이경이 '마지막 올림픽'을 선언한 최민정(28·성남시청)을 '역대 최고 선수'로 꼽았다.

최민정이 어릴 적부터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 우상이기도 한 전이경은 "최민정은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여자 선수 중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민정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후배 김길리(22·성남시청)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비록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의 단일 종목 3연패를 일구진 못했지만, 개인 통산 7번째 메달로 대한민국 동·하계 통산 최다 메달리스트 '단독 1위'가 됐다.

전이경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민정은 실력이나 훈련을 임하는 자세, 평소 생활 등 모든 것에서 흠잡을 데가 없는 선수"라면서 "나를 비롯한 선배들이 어려운 길을 헤쳐 나간 것도 의미 있지만, 정상의 자리를 지켜낸 최민정의 역할도 컸다"고 했다.

세계 최강의 위용을 자랑하는 여자 쇼트트랙은 전이경을 시작으로 진선유, 박승희를 거쳐 최민정이 '왕좌'를 이어왔다. 전이경은 그중에서도 최민정을 '최고'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종목 숫자가 적어 단순 비교가 힘들고, 진선유 선수는 올림픽 3관왕의 업적이 있지만 빨리 은퇴해 전성기가 길지 않았다"면서 "최민정을 높게 평가하는 건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도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하면서 매 대회 금메달을 땄다는 자체로 대단한 것"이라고 치켜 세웠다.

쇼트트랙 최민정이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6.2.21 ⓒ 뉴스1 김성진 기자

최민정은 동하계 올림픽 통틀어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으나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은 '동률'로 마치게 됐다 그는 3번의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땄는데, 이는 전이경과 같은 기록이다.

전이경은 "사실 4년 전 베이징 대회 때 당연히 내 기록이 깨질 줄 알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렸다"면서 "금메달은 같지만 은메달까지 합치면 최민정이 더 많다"며 웃었다.

그는 "3번의 올림픽, 12년을 버틴 것 자체가 대단하다"면서 "그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후배가 이해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 은퇴'는 만류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전이경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고, 할 만큼 했기에 마지막을 생각한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선수 생활, 대표팀 생활은 좀 더 해주면 좋겠다. 올림픽까진 아니더라도 '맏언니'로 충분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민정을 이을 '차세대 에이스'는 김길리가 첫손에 꼽힌다. 최민정과 절친한 사이인 김길리는, 최민정의 마지막 올림픽 레이스였던 1500m에서 3연패를 저지하고 2관왕에 올랐다.

쇼트트랙 최민정과 김길리가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나란히 역주를 펼치고 있다. 2026.2.21 ⓒ 뉴스1 김진환 기자

전이경은 "김길리는 어렸을 때부터 주목받았고 기대대로 잘 성장했다"면서 "스피드도 좋지만 특히 경기 운영이 좋다. 인코스로 파고드는 능력 등 타고난 부분이 많다"고 칭찬했다.

김길리가 최민정과 함께 실업팀, 대표팀 생활을 오래 했다는 점도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봤다.

전이경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는 민정이를 보면서 더 많은 발전을 이뤘을 것"이라며 "민정이가 물러설 시점에 길리가 등장했기에 타이밍도 적절하다"고 했다.

선후배가 벌인 '선의의 경쟁'도 아름다운 장면이었다고 했다.

전이경은 "사실 둘은 절친한 사이면서 '라이벌'이기도 한데, 그걸 느끼기 어려웠다"면서 "정말 언니가 동생을 예뻐하는 모습으로만 보인다. 종목 특성상 균열이 생길 수도 있는데, 서로 잘 끌어주고 잘 따랐던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다음 주자인 김길리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전이경은 "길리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향후 몇 번 더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면서 "당장 다음 대회에선 나와 민정이의 금메달 기록(4개)에 도전할 수 있기에, 좋은 목표 의식이 될 것 같다"며 기대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