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실패 한국 빙속, 우려가 현실로…24년 만에 '빈손' [올림픽]

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 하락세
"체계적·과학적 시스템 구축해야"

스피드스케이팅 정재원이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매스 스타트 결승에서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6.2.22 ⓒ 뉴스1 김성진 기자

(밀라노·서울=뉴스1) 김도용 권혁준 기자 = 동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과 함께 한국의 메달레이스를 이끌었던 스피드스케이팅이 24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세대교체 실패의 결과다.

한국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녀 매스스타트에서 모두 메달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4년 만에 무관으로 동계 올림픽을 마쳤다. 지금까지 빙속 종목이 한국 선수단에서 차지한 비중을 생각하면 씁쓸한 결과다.

스피드스케이팅은 한국이 동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한 종목이다. 지난 1992 알베르빌 대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김윤만이 획득한 은메달이 동계 올림픽 첫 메달이다.

이후 한동안 메달과 연이 없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006년 토리노 대회 남자 500m에서 나온 이강석의 동메달로 활로를 뚫었다. 그리고 2010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전성기를 열었다.

2014 소치 대회, 2018 평창 대회에서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금메달 1개를 포함해 꾸준히 메달을 따내면서 전체 선수단에 힘을 보탰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못 땄지만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 ⓒ 뉴스1 김진환 기자

최근 5개 대회에서 선전한 스피드스케이팅은 지금껏 총 20개의 메달(금5, 은10, 동5)을 획득해 쇼트트랙(60개) 뒤를 따르고 있다. 이상화, 이승훈, 모태범, 김보름 등 스타 선수들도 등장, 쇼트트랙 못지않은 인기도 누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한국은 최근 국제 대회에서 활약이 주춤, 올림픽 출전권 획득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5명) 이후 가장 적은 8명의 선수단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기대를 걸었던 남자 500m, 여자 500m에서 모두 부진했다. '베테랑' 김준호(강원도청)는 12위에 그쳤다. 여자 500m 이나현(한국체대)과 김민선(의정부시청)은 각각 10위와 14위에 머물렀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한국이 강세를 보였던 매스스타트에서도 빈손에 그쳤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부진에 대해 빙상계는 세대교체 실패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남녀 단거리에서는 이상화와 모태범 은퇴 후 확실하게 세계 정상권에 근접한 선수를 육성하지 못했다. 남자 중장거리를 10년 넘게 책임졌던 이승훈이 은퇴한 자리를 메울 선수가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번 대회에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은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현실이 결국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며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있다. 그들이 성장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선 이번에 처음으로 올림픽을 접한 이나현, 구경민 (스포츠토토), 임리원, 조승민(이상 한국체대) 등의 성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의 성장을 이끌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 빙상계 관계자는 "신체 조건의 중요성이 커지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