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은 "작년 아플 때 그만 둘 생각…'하길 잘했다'로 바뀌어"[올림픽]
"김치찌개·순대국밥·감자탕 먹고파…강아지도 보고 싶어"
"유치원 때 친구 어머니들에게도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
- 권혁준 기자
(밀라노=뉴스1) 권혁준 기자 = "작년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는데, 지금은 '하길 잘했다'로 바뀌었다."
스노보드 국가대표 유승은(18·성복고)이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올림픽을 앞둔 1년을 수술과 재활 등으로 힘겹게 버텼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뤄낸 그는 당분간은 스노보드를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을 참이다.
유승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10일 열린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합산 점수 171.00점으로 3위를 기록, 동메달을 차지했다. 18일 열린 슬로프스타일에서도 결선에 진출했던 그는 12위로 마무리하며 '멀티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유승은은 "축하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슬로프스타일에선 세 번의 기회를 다 잡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회가 다 끝나 후련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1월 말 이탈리아로 들어와 훈련을 이어갔고, 이날 귀국길에 오른다. 스노보드 대표팀에선 가장 먼저 들어와 가장 늦게 나가는 셈이다.
유승은은 "오기 전에는 올림픽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있다 보니 너무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크다"며 웃었다.
유승은은 지난 1년간 큰 부상을 여러 차례 겪고도 극복하며 올림픽 동메달까지 차지했다. 그는 오랜 재활 끝에 지난해 12월에야 빅에어 출전권을 획득했고, 올림픽 개막을 불과 2주 앞둔 시점에서 슬로프스타일 출전을 확정했다.
유승은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간 부상 때문에 재활 훈련을 더 많이 했다"면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스노보드 하지 말걸'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컸다. 그래도 지금 이 자리에 온 것을 생각하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아직도 몸 곳곳에 철심이 박혀 있는 그는 "발목은 지금 많이 회복해 괜찮아졌다. 손목은 무게를 실어 짚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스노보드를 놓지 못한 건 이 종목만이 가진 매력 때문이다.
유승은은 "내가 느끼는 쾌감과 다른 사람들에게 멋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게 매력"이라며 "특히 다른 분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동메달을 딴 뒤엔 의외의 축하 인사도 많이 받았다고. 유승은은 "학교에서 인사도 잘 안 하던 사이의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고, 엄마에겐 10년 전 유치원 때 친구 어머니들에게도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인물은 2018 평창 올림픽 남자 슬로프 스타일 금메달리스트 레드 제라드(미국)였다. 유승은은 "제라드 선수가 경기 재미있게 봤다며 연락이 와 기뻤다"고 했다.
오랜 시간 밖에 나와 있던 그는 '집'을 그리워했다. 유승은은 "김치찌개도 먹고 싶고, 순대국밥, 소고기국밥, 감자탕도 먹고 싶다. 한국 식당은 다르다"며 "해외에 자주 나가 한국에는 친구들이 별로 없어서 집에서 강아지와 많이 놀고 싶다"며 웃었다.
다음 올림픽에 대한 구상도 시작하겠다고 했다. 유승은은 "사실 올림픽 전까지는 밀라노 다음을 생각하진 않았는데, 한국에 가면 생각해 보겠다"면서 "최가온 선수처럼 정말 잘하진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인데, 더 멋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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