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톱10' 피겨 이해인 "안도감에 나도 모르게 누웠다"[올림픽]
쇼트·프리 모두 시즌 베스트…"내 자신 칭찬하고파"
"무사히 마무리 한 첫 올림픽, 개인 목표는 달성"
- 권혁준 기자
(밀라노=뉴스1) 권혁준 기자 = 오페라 '카르맨'에 맞춰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이해인(21·고려대)은 잠시 얼음 위에 두 팔을 뻗고 누웠다. 그동안의 압박감과 긴장감을 모두 이겨내고 첫 올림픽을 마무리했다는 안도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첫 올림픽에서 '톱10'의 호성적을 낸 이해인은 "내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해인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4.15점, 예술점수(PCS) 66.34점으로 합계 140.49점을 받았다.
그는 쇼트에서 받은 70.07점을 합쳐 최종 총점 210.56점을 기록, 24명 중 8위로 대회를 마쳤다. 특히 쇼트와 프리, 총점 모두 시즌 베스트를 기록한 의미 있는 성과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해인은 "쇼트 프로그램 때보다 더 떨렸는데 그래도 차분하게 끝까지 해낸 내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면서 "첫 올림픽을 무사히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고, 많은 분에게 좋은 추억이 됐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날 연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엔 얼음 위에 누워 후련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해인은 "잘하는 선수들과 경쟁했고, 그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안 떨릴 수 없었다"면서 "경기가 끝난 뒤엔 안도감이 컸다. 이렇게까지 해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고 긴장이 확 풀렸다. 나도 그렇게 누울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내 연기가 굉장하거나, 완벽하진 않았을 지라도 개인적인 목표는 이뤘다"면서 "쇼트와 프리에서 시즌 베스트를 세우고 싶었다. 또 보완하고 싶었던 것도 경기에서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기까지, 이해인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2024년 국가대표팀 해외 전지훈련에서의 불미스러운 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3년의 징계를 받았다.
이해인은 지난해 5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을 토대로 징계를 4개월 정지로 바꾸면서 다시 은반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지난 1월 피겨 종합선수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눈물을 쏟기도 했다.
올림픽에 참가하며 현장에서 매일 '일기'처럼 글을 적고 있는 이해인은, 이날 '마지막 연기'를 앞두곤 노을이 지는 풍경을 적었다고 했다.
이해인은 "노을이 너무 예뻐서 사진도 찍고 글로 남기기도 했다"면서 "대회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지만, 너무 앞만 보지 않아야 마음 편하게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인은 이번 올림픽을 함께 한 팀 동료들을 직접 그린 그림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이스댄스부터 남자 싱글, 여자 싱글 선수들, 올림픽 마스코트까지 담아 그림을 완성했다"면서 "꼭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끝으로 이해인은 "엄마가 이번 대회를 직접 보러 오셨는데 기뻐하셨길 바란다"면서 "멀리서 응원해 주신 모든 팬과 코치님, 친구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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