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길리' 이름 값한 김길리, 폭발적 스피드로 '역전'[올림픽]

3000m 계주 막판 뒤집기…이번 올림픽서 유독 많이 넘어져
부상 위험 많았지만 위기 극복…21일 1500m서 다시 메달 사냥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김길리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포효하고 있다. 2026.2.19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신성' 김길리(22·성남시청)가 어느덧 두 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여자 3000m 계주 막판 주자로 나서 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앞서 열린 16일 쇼트트랙 여자 1000m 종목서도 동메달을 먼저 획득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람보르길리'라는 별명답게 중요한 순간마다 보인 폭발적인 스피드가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이탈리아의 슈퍼카 람보르기니와 그의 이름을 합친 별명이다.

이날 결선에서 마지막 2번 주자였던 김길리는 강점인 스피드를 앞세워 역전극을 완성했다. 앞선 주자였던 최민정의 강한 푸시로 가속력을 받은 김길리는 이탈리아의 '레전드' 아리아나 폰타나를 따돌렸고, 그대로 마지막 2바퀴에서 1위를 굳혔다.

지난 16일 여자 1000m 결선에서도 그는 불리한 5번 레인에 배정된 탓에 뒤편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호시탐탐 추월을 노렸고, 중반 이후 인코스로 파고들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파고들었다.

이 과정까지 부상 위험이나 부침도 많았다. 김길리는 이번 대회에서 유독 자주 넘어지거나 충돌했다.

예를 들어 첫 일정인 혼성 2000m 계주에선 앞서 달리던 코린 스토더드(미국)가 혼자 넘어져 피해를 보았다. 뒤에서 속도를 높이던 김길리는 미처 피하지 못했고 넘어졌다.

첫 메달을 딸 뻔한 순간이기도 했으나, 충돌 시점이 하필 '3위'였어서 구제받지도 못했다.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아 김길리는 남은 경기에도 투입될 수 있었다.

이후 여자 1000m 예선에서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미셸 벨제부르(네덜란드)와 엉키며 넘어졌다. 큰 충돌은 아닌 덕에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1000m 준결선에서는 다시 한번 억울하게 넘어졌다. 산드라 벨제부르와 선두 싸움을 벌이던 중, 3위로 가던 해너 데스머트(벨기에)가 무리한 추월을 시도하면서 김길리를 방해한 것이다.

김길리는 또 한 번 넘어져 맨 뒤로 밀렸으나, 다행히 이때는 구제받았다. 충돌 시점 순위가 2위였고, 데스머트의 명백한 반칙이 인정되면서다.

첫 올림픽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김길리는 시련 속에도 두 개의 메달을 거머쥐는 성과를 냈다. 한국 쇼트트랙 위상이 예전만 못하단 말까지 나왔지만, 보란 듯이 회의론을 불식시켰다.

이제 김길리에겐 21일 여자 쇼트트랙 1500m가 남았다. 1500m는 김길리의 주특기인 만큼 세 번째 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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