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버티고 심석희 '푸시' 김길리 '역전'…'계주 金' 결정적 세 장면
[올림픽] 네덜란드 삐끗할 때 최민정 넘어지지 않고 버텨내
막판 심석희 푸시에 탄력, 마지막 주자 김길리 역전극
- 권혁준 기자
(밀라노=뉴스1) 권혁준 기자 = 피하고, 밀고, 제치고.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쇼트트랙 여자 계주의 '역전 드라마'엔 결정적인 세 번의 장면이 있었다. 위기를 넘어 기회로 반전시킨 한국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활짝 웃었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04초014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결선을 뛴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에 준결선을 소화한 이소연(스포츠토토)까지 여자팀 5명 모두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준결선을 1위로 통과했지만 결선은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네덜란드를 비롯해 개최국 이탈리아, 전통의 강호 캐나다가 포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 1번 주자 최민정이 초반부터 치고 나가 앞자리를 선점하는 작전을 폈는데, 캐나다, 네덜란드에 차례로 자리를 내줘 3위까지 밀렸다.
그래도 격차는 크지 않은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나왔다. 16바퀴를 남긴 시점, 2위를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홀로 넘어진 것. 혼성 2000m 준결선 장면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이때도 3위를 달리던 한국은 2위 미국이 넘어지면서 연쇄 충돌, 김길리가 함께 넘어지면서 결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번에도 최민정이 네덜란드와 부딪쳤는데, 그래도 최민정은 중심을 잡으며 넘어지지 않고 버텼다. 그 사이 이탈리아에 추월을 허용했고 간격이 벌어졌지만 '최악'은 피했다.
속도를 높이며 1-2위와의 간격을 좁히던 한국은 '푸시'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10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심석희가 최민정을 힘껏 밀며 간격을 좁혀 놓았다.
이후 5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캐나다가 휘청한 사이 이탈리아가 치고 나갔고, 4바퀴를 남기고는 또 한 번 심석희가 최민정을 '푸시'했다. 가속이 붙은 최민정은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역전 드라마'의 마지막은 2번 주자 김길리가 완성했다. 김길리는 배턴을 이어받은 뒤 속도를 높여 이탈리아의 '전설' 아리아나 폰타나를 따돌렸고, 그대로 마지막 2바퀴를 책임지며 여자 계주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김길리는 "민정 언니의 손이 닿자마자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앞만 보고 달렸다"면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엔 너무 기뻐 언니들에게 달려가고 싶었다"고 했다.
최민정도 "김길리를 믿고 있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속도와 힘을 다 전달해 주려고 했다"고 했다.
'전력 평준화' 속 정상 유지가 쉽지 않았던 쇼트트랙. 하지만 여자 계주만큼은 완벽한 팀워크와 전략으로 다시 한번 왕좌를 지켜냈고, 결선에서의 '역전 드라마'로 지켜보는 이들을 환호케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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