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 金' 여자 쇼트트랙 "계주는 역시 한국, 증명하고 싶었다"[올림픽]
3000m 계주 8년 만에 정상 탈환…"우리의 노력 믿었다"
'맏언니' 이소연 위한 세리머니…"동생들 너무 고마워"
- 권혁준 기자
(밀라노=뉴스1) 권혁준 기자 = '원팀'으로 똘똘 뭉친 쇼트트랙 여자 계주가 8년 만에 올림픽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으나 서로에 대한 끈끈한 믿음과 훈련량으로 '결실'을 맺은 선수들은 다 함께 활짝 웃었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로 이뤄진 한국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04초014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차지했다.
레이스 막바지 앞선 국가 주자들을 연거푸 따라잡고 만들어낸 짜릿한 역전극으로 고대했던 이번 대회 쇼트트랙 종목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계주는 2018 평창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준결선에서 노도희 대신 뛰었던 이소연(스포츠토토)까지, 5명이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선수들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주장 최민정은 "이번 대회 초중반까지 너무 안 풀려서 개인적으로 힘들고 속상했다"면서 "그래도 계주만큼은 지금까지 노력해 온 것들은 변치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어 "여자 계주만큼은 언제나 한국이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한국 대표선수로 그것을 증명하고 싶었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팀워크로 과거 선배님들의 업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최민정은 이 금메달로 개인 통산 6번째 올림픽 메달(금 4, 은 2)을 차지하며 전이경, 박승희(이상 5개)를 제치고 쇼트트랙 종목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또 진종오(사격)와 김수녕(양궁) 그리고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이 보유한 동·하계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최민정은 이에 대해 "이번 대회에 출전할 때만 해도 그런 기록에 도전하는 기회 자체가 감사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오늘 결과로 기록을 실제로 이루게 됐는데, 정말 꿈만 같고 기쁜 일"이라고 했다.
2014 소치, 2018 평창에 이어 계주에서만 3번째 금메달을 차지한 심석희는 "세 번 모두 팀원들을 잘 만난 덕"이라며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도 그렇고, 오늘 결선에서도 힘든 과정들이 많았는데, 모두 다 같이 잘 버티고 이겨낸 것 같아 벅차다"고 했다.
4번 주자로 나선 심석희는 최민정을 힘껏 푸시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역전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더 강하게 밀어주는 연습을 해왔고, 실전에서도 적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민정에 이어 최종 주자로 나서 역전극을 완성한 김길리는 "언니 손이 닿는 순간 역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앞만 보고 질주했다"면서 "역전한 뒤엔 무조건 지켜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언니들에게 달려가 안기고 싶었다"고 했다.
3번 주자로 뛴 노도희도 "중간에 위기가 있었는데 각자 자기 자리에서 차분하게 최선을 다한 게 시너지가 돼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준결선을 뛴 뒤 결선에선 동료들을 응원한 이소연은 33세 나이에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후배들이 너무 큰 선물을 줘서 고맙다. 결선에선 동생들을 믿고 목이 터지라 응원했다"면서 "오랫동안 함께 해서 정도 많이 들었다. 후배들이 잘 따라줬고, 서로 믿고 의지해 더 남다른 느낌"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시상식에서 후배 선수들은 '맏언니' 이소연을 위한 세리머니를 기획하기도 했다. 가운데 선 이소연이 먼저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나머지 4명이 함께 올라가 기뻐하는 세리머니였다.
김길리는 "다 같이 맏언니를 위해 해주자고 이야기하면서 만든 세리머니"라며 웃어 보였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