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 아버지 "자주 싸웠지만 자랑스러운 딸…金 딴뒤엔 서로 미안해"
[올림픽] 1차 넘어진 후 "포기만 말자" 독려…3차서 역전드라마
- 권혁준 기자
(리비뇨=뉴스1) 권혁준 기자 = 기적의 역전 드라마로 금메달을 딴 최가온(18·세화여고)의 뒤엔 아버지가 있었다.
스노보드 대표팀 김수철 감독은 "가온이를 만든 건 아버님이다. 어려서부터 스노보드를 가르치고 10년 넘게 함께 다녔다"고 했다.
최가온도 "시상대에 올라설 때 아빠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아빠한테 너무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최가온은 시상대에서 내려와 아버지에게 달려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줬다.
최가온이 7살 때 스노보드를 시작한 것부터 아버지 최인영 씨의 영향이었다. 취미로 스노보드를 즐긴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최가온은 스노보드에 흥미를 붙였고, 선수의 길을 택했다. 최가온이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는 때론 엄하게, 때론 토닥이며 코치이자 친구 역할까지 했다.
요컨대 최가온이 인생의 절반이 넘는 10년 동안 스노보드를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게 바로 아버지였다.
최가온의 금메달 획득 후 취재진과 만난 최인영 씨는 "내 딸이지만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최가온이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진 후 모두가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아버지조차 비슷한 생각이었지만 딸이 이를 극복해 냈기 때문이다.
최 씨는 "1차 시기에서 추락하는 과정이 2024년 허리를 크게 다쳤을 때랑 똑같았다"면서 "그때도 부상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에, 스노보드 자체를 그만두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는 "가온이가 '못 걷겠다'고 했는데, 그래도 일단은 '포기하지 말고 기다려보자'고 했다"면서 "올림픽이니까, 너의 경기를 어떻게든 보여줄 수 있게 해보자고 했다. 그랬더니 가온이가 '참고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2차 시기에서도 다시 착지에 실패했던 최가온은, 3차 시기 난도를 낮추는 대신 완성도를 높여 90.25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 씨는 "가온이가 다친 이후론 다른 선수들 경기나 점수를 거의 못 보고 정신이 없었다"면서 "3차 시기를 앞두고는 '다른 대회 예선만큼만 해도 메달 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기를 살리려고 했는데, 가온이가 잘 해내면서 기대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사실 결선에서 가온이가 보여주고 싶은 기술은 다 못 보여줬다"면서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이런 결과를 냈다는 자체가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최가온은 이날 여러 차례 울었다. 1차 시기 땐 경기를 못 뛸 수도 있다는 좌절의 눈물, 3차 시기를 성공시킨 후엔 안도감의 눈물, 금메달이 확정된 이후엔 기쁨과 감동의 눈물이었다.
최 씨는 "사실 가온이가 눈물도 없고 독한 편"이라며 웃은 뒤 "그래서 자주 싸우기도 하는데, 이젠 내 딸이 존경스럽다"고 했다.
친구처럼 자주 투닥이는 부녀 사이지만, 금메달을 딴 뒤엔 애틋함이 피어올랐다.
최 씨는 "가온이가 금메달을 걸어주는데, '아빠가 미안해'라고 했다. 가온이도 '내가 더 미안해'라고 하더라"고 했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