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보다 더 강력해진 '영파워'…겁 없는 'Z세대'들 [올림픽]

2년 전 하계올림픽 2000년대생 활약 눈길
2026 동계올림픽, 벌써 10대 메달리스트 3명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획득한 스노보드 최가온이 기뻐하고 있다. 2026.2.13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주눅 들지 않고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Z세대'가 최근 종합스포츠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원동력이 됐다.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암울한 전망을 깨고 역대 최고의 성적(금 13·은 9·동 10)을 거둘 수 있었다.

개인전에서 따낸 금메달 9개 중 무려 7개가 '2000년대생' 선수의 손으로 따냈다. 단체전 포함 양궁 3관왕에 오른 '2004년생' 임시현을 비롯해 '2002년생' 안세영(배드민턴), '2007년생' 반효진, '2004년생' 오예진, '2003년생' 양지인(이상 사격), '2004년생' 박태준, '2000년생' 김유진(이상 태권도) 등이 시상대 맨 위에 섰다.

'2004년생' 김제덕과 '2005년생' 남수현(이상 양궁), '2000년생' 박상원도 단체전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2년 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단의 '영파워'가 훨씬 강력해졌다. 이번에는 패기 넘치는 '10대 선수'가 메달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13일 오전 현재 한국 선수단이 획득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총 4개의 메달 중 3개는 10대 선수의 힘으로 가져왔다.

먼저 '2008년생' 유승은(18·성복고)이 10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1~3차 시기 합산 점수 171.00점으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승은은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화려한 기술과 공중 연기로 경쟁하는 프리스타일 계열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도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 사상 처음이었다.

스노보드 유승은이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2.10 ⓒ 뉴스1 김성진 기자

'2008년생' 최가온(18·세화여고)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으로 우승하며 10대 돌풍의 정점을 찍었다.

1차 시기 때 아찔한 부상을 당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나선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극적인 뒤집기를 펼쳐 '세계 최강' 클로이 김(미국·88.00점)의 3연패를 저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자 한국 설상의 숙원을 푼 역사적인 올림픽 첫 금메달이었다.

최가온의 금메달 시상 직후 약 200㎞ 떨어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쇼트트랙 대표팀 막내 '2007년생' 임종언(19·고양시청)이 매서운 뒷심을 발휘해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임종언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선에서 한 바퀴를 남기고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막판 스퍼트를 내서 경쟁자 두 명을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임종언의 동메달로, 앞서 혼성계주 2000m와 여자 500m에서 빈손에 그치는 등 콱 막힌 메달 맥을 뚫었다.

쇼트트랙 임종언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확보한 후 태극기를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2026.2.13 ⓒ 뉴스1 김성진 기자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위기라는 말이 많았으나 '젊은 피'가 최근 국제 대회에서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그 힘이 강해진 이번 대회에서 '겁 없는 10대의 반란'은 더더욱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한국 선수단은 최가온, 유성은, 임종언의 활약에 힘입어 종합 순위 11위에 올라있다. 당초 '전통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 기대하며 금메달 3개를 목표로 세웠던 걸 고려하면, 놀라운 반전이다.

10대 선수의 활약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유승은은 여자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해 두 번째 메달에 도전하고, 임종언도 세 종목(남자 500m·1500m·계주 5000m)이 남았다.

또한 4월에 20번째 생일을 맞는 이채운(경희대)은 14일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입상을 꿈꾼다. 단체전을 통해 예열을 마친 '2008년생' 신지아(세화여고)도 18일 피겨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한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