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탄식 들리자…바닥 주저앉은 최가온, 이 악물고 다시 날았다
1차 시기 넘어져 부상 우려…포기 않고 대역전극
"친구들 울고 있더라…빨리 보고 싶고 파자마 파티도 하고 싶다"
- 권혁준 기자
(리비뇨=뉴스1) 권혁준 기자 = 절뚝이던 최가온이 마지막 순간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12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이 열린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기적의 드라마'가 쓰였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최가온은 결선 1차시기에서 예상 못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기술을 시도하다 파이프 상단 가장자리에 보드가 걸려 크게 넘어진 것. 지켜보던 모든 사람이 탄식을 내뱉을 정도로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스스로 일어났지만 한동안 바닥에 주저앉아있을 정도로 충격이 커 보였다. 한국 설상 최초의 금메달에 도전했던 그지만, 메달은 고사하고 경기를 제대로 뛸 수 있을지가 의문일 정도였다.
12명의 선수가 모두 한 번씩 경기를 마친 뒤 시작된 2차 시기. 그대로 기권해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지만, 최가온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1차 시기보다 난도가 낮은 기술을 시도했지만 다시 한번 착지 실패.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최가온은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3차 시기.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연기를 시작했고, 완벽하게 5번의 기술을 성공시켰다.
최가온은 3차 시기를 마친 뒤 점수와 순위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눈물을 쏟고 있었다. 결과와 관계없이, 아픈 몸을 이끌고 정상적인 연기를 소화했다는 것에 대한 환희의 의미였다.
심판진은 최가온의 3차 시기에 이날 경기 유일한 90점대 점수를 줬다. 이후 '최강자' 클로이 김(미국)의 마지막 연기가 종료되면서 기적과도 같던 최가온의 역전 드라마가 완성됐다.
경기가 끝난 뒤 최가온은 다시 절뚝였다. 추락 당시 오른쪽 무릎에 큰 충격이 있었고, 멍이 들었다고 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궈낸 기적의 역전 드라마였다.
최가온은 "1차 시기 후 경기를 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왔다"면서 "내 다리를 믿고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갔다. 이를 악물고 힘을 주면서 했다"고 말했다.
18세에 불과한 여고생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놀라운 투혼이었다. 그는 "올림픽이 여기까지인가 싶었는데, 다시 한번 '넌 할 수 있어, 가야 해'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늘이 내려주신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목표는 나 자신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가 다 끝난 뒤엔 여느 고등학생처럼 해맑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가온은 "친구들이 새벽에 잠도 안 자고 보면서 울고 있더라"면서 "빨리 보고 싶고, 밥 사주고 싶다. 파자마 파티도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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