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에 있는 아버지 그리며…우크라 남자 싱글 11위[올림픽]

마르삭, 86.89점 기록하며 14일 프리스케이팅 진출권
"러시아는 개인 중립 자격으로도 출전 안돼" 소신 발언

우크라이나 피겨스케이팅 선수 키릴로 마르삭.(선수 본인 인스타그램 갈무리)/뉴스1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키릴로 마르삭(22)가 조국인 우크라이나를 기리는 연기를 하며 11위에 들었다. 그는 남자 싱글 부문에 출전한 유일한 우크라이나 선수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마르삭은 86.89점을 기록하며 상위 24명 안에 들었다. 14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마지막 스텝 시퀀스를 마친 뒤 힘차게 뛰어오르며 관중석에 펼쳐진 우크라이나 국기를 향해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밀라노 현장 관중석을 지켰다.

불행히도 아버지는 자리에 함께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참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마르삭은 멀리 있는 아버지와의 유대감을 표현하고자 팝페라 듀엣곡 '펄 온 미(Fall on Me)'를 연기 음악으로 채택했다. 이탈리아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아들 마테오 보첼리가 함께 부른 곡으로, 부자간의 유대를 담고 있다.

마르삭은 "아버지가 전선에서 이 음악을 보내주셨다"며 "이 곡은 아버지와 저의 관계를 그대로 담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함께 연결돼 있고,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르삭은 이날 자신의 점수가 기대 이상의 성과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한편 마르삭은 올림픽 일부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중립 자격'(AIN)으로 출전하는 것에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 선수는 어떤 형태로도 올림픽에 출전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이 발언은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마르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동생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했다. 이후 핀란드에서 훈련 거점을 구축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정신적 부담 때문에 약물·심리치료를 병행해 왔다고 그는 털어놨다.

한편 이 프로그램에 함께 출전한 우리나라 차준환(25·서울시청) 선수는 기술 점수(TES) 50.08점, 예술 점수(PCS) 42.64점으로 합계 92.72점을 받았다. 29명 중 6위다. 14일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하는 그는 사상 첫 메달을 노린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