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희생자 얼굴' 담긴 우크라 선수 헬멧…IOC "사용금지"[올림픽]

올림픽 헌장 50조 2항 반해…"올림픽 정신 저버리는 일"

우크라이나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9일(현지시각)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스켈레톤 남자 훈련 세션에 참가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의 얼굴이 담긴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6)의 헬멧 착용을 금지했다.

헤라스케비치는 올림픽 무대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을 알리겠다며 앞서 공식 훈련에서 해당 헬멧을 착용해 주목을 받았다.

다만 헤라스케비치는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IOC가 공식 훈련 세션과 경기에서 헬멧 사용 금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헬멧에 담긴 인물 중에는 청소년 역도 선수 알리나 페레구도바, 복서 파블로 이셴코, 아이스하키 선수 올렉시 로그이노우 등 전쟁으로 숨진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일부는 그의 친구였다.

그는 "올림픽 무대에 다시는 설 수 없는 선수들을 기리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은 올림픽 정신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헤라스케비치는 IOC와 선수, 각국 올림픽위원회 간 소통을 담당하는 관계자가 선수촌을 찾아와 규정 위반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IOC 올림픽 헌장 제50조 2항은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경기장, 시설 또는 기타 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화면 갈무리)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헤라스케비치에게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의 투쟁의 대가를 전 세계에 상기시켜 줬다"며 "이 진실은 불편하거나 부적절하다거나 스포츠 경기에서의 정치적 시위라고 불릴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스포츠의 세계적인 역할과 올림픽 운동의 역사적 사명, 즉 평화와 생명을 위한 사명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