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입고 올림픽 강행’ 린지 본 "거리 계산 실수"…아버지 “말렸어야”

"팔이 게이트 걸린 탓…다친 십자인대는 원인 아냐" 일축
선수 아버지는 "딸 커리어는 끝…말렸어야 했다" 후회하기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알파인스키 선수 린지 본(42·미국)이 부상으로 인한 몸 상태와 심경을 알리는 게시물.(린지본 인스타그램 갈무리)/뉴스1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큰 부상으로 인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조기 퇴장한 알파인스키 선수 린지 본(42·미국)이 "과거 부상 이력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었다"며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월드컵에서 왼쪽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된 본은, 열흘이 채 안 돼 올림픽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벌여 논란이 됐다. 결국 그는 8일(한국시간) 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에서 출발 13초 만에 크게 넘어졌고, 같은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를 두고 10일 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십자인대 파열 등 과거의 부상은 전혀 관련이 없다"며 "(활강) 라인을 5인치(약 13cm) 정도 너무 타이트하게 잡았다. 오른팔이 게이트 안쪽에 걸리면서 몸이 비틀려 사고로 이어졌다"고 해명했다.

활강 스키에선 사소한 거리 실수가 치명적인 부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본의 출전을 허용한 것을 두고 의료 윤리 위반이라는 비판까지 나오자, 논란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스키연맹(FIS) 역시 본의 해명을 거들었다.

요한 엘리아시 FIS 회장은 현지 취재진을 만나 "어제 사고는 극히 불운한 경우였고,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상황이었다"며 "(본이)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게이트에 너무 가까이 붙어 걸려 회전이 시작됐고,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건 360도를 도는 게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스키 레이싱은 이처럼 매우 위험한 스포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모두 크고 작은 부상 하나쯤은 안고 있다"며 "본의 부상 문제도 그 스스로가 가장 잘 아는 거다. 결정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스포츠 디렉터인 피에르 뒤크레 외부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일선 스포츠 선수들도 본이 성인이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권리가 있으며, 원래 부상을 안고 스키 레이싱에 출전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좀 더 검증이 필요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국제스키연맹이 선수 부상을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너무 무모했다는 주변의 목소리도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본의 아버지 앨런 킬도우는 "자신이 발언권을 더 가질 수 있었다면, 딸인 본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딸은 이제 41살이고, 이게 커리어의 끝"이라고 말했다.

린지 본의 부상 장면. ⓒ AFP=뉴스1

한편 본은 사고 당시 바로 들것에 실려 헬기를 통해 즉각 병원으로 이송됐다. 본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복합 경골 골절을 입은 탓에 여러 수술이 남았다고 전했다.

본은 "내가 그려왔던 방식으로 올림픽이 끝나지는 못했다. 동화 같은 결말도, 해피엔딩도 아니다"라면서도 "극심한 고통을 겪었지만, 후회는 없다. 출발 게이트에 서 있던 순간은 잊지 못할 만큼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