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김진수 "4년 간 흘린 땀, 올림픽 메달 '결실' 맺었으면"

[인터뷰] 베이징 때 원윤종과 호흡…밀라노는 파일럿
"스타트 세계 정상급…2인승·4인승 모두 가능성 있다"

봅슬레이 대표팀 김진수가 23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썰매 대표팀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대단한 성과를 일궜다.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봅슬레이에서 파일럿 원윤종이 이끄는 남자 4인승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종목에서 기적과도 같은 성적이었고, 아시아를 통틀어도 최초의 역사였다.

4년 뒤 베이징에선 메달 수확에 실패했던 한국 썰매는, 다음 달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기적'을 노린다. 썰매 종목 사상 첫 '원정 메달'에 가장 가까운 이름은 남자 봅슬레이의 간판으로 거듭난 김진수(31·강원도청)다.

김진수는 이번 대회에서 2인승, 4인승 모두 파일럿으로 출전한다. 2인승에선 김형근(27·강원도청), 4인승에선 김형근, 김선욱(26), 이건우(26·이상 강원BS경기연맹)과 레이스를 준비한다.

최근 뉴스1과 만난 김진수는 "메달에 대한 기대도, 욕심도 있다"면서 "지난 4년간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팀원들과 똘똘 뭉쳐 운동해 온 만큼, 올림픽 메달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냥 '할 수 있다'는 패기는 아니다. 김진수가 이끄는 봅슬레이팀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꾸준히 5위 내외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1차 월드컵에선 4인승팀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원윤종이 활약하던 시기를 포함해 한국이 4인승에서 월드컵 메달을 딴 최초의 사례였다.

특히 1차 월드컵은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열린 대회로, 올림픽이 열리는 코르티나담페초 트랙에서 열렸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었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던 봅슬레이 4인승 팀. ⓒ AFP=뉴스1

2인승 역시 1차 월드컵을 포함해 올 시즌 4차례나 4위를 기록하는 등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김진수도 "코르티나담페초 트랙은 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트랙이라 숙련도가 모두에게 비슷한 정도"라며 "스타트만큼은 세계 정상권인 만큼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육상 단거리 선수로 뛰던 김진수는 고등학교 3학년 봅슬레이 종목으로 전향해 빠르게 성장했다.

그는 "원래 롤러코스터를 즐겨 탈 정도로 스릴 있는 것을 좋아해 두려움은 없었다"면서 "처음엔 흥미를 크게 못 느꼈는데, 기록을 단축하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점점 재미를 붙였다"고 돌아봤다.

이번 올림픽은 어느덧 두 번째 경험이다. 김진수는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배 원윤종의 뒤를 받치는 '브레이크맨'으로 출전했다. 당시 2인승에서 19위, 4인승에선 18위를 기록했었다.

파일럿으로 나서는 첫 올림픽이 긴장감은 오히려 덜 하다고. 김진수는 "뒤에서 뛸 때는 스타트가 전부이기 때문에 오히려 긴장감이 더 컸다"면서 "파일럿으로 뛰면서 코너를 이해하고 내 눈으로 보며 경기를 하다 보니 오히려 마음은 더 편하다"고 했다.

10살 차이가 나는 선배 원윤종은 '정신적 지주'와도 같다. 여전히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조언을 듣고 정신도 무장한다는 그다.

밀라노 올림픽에서 봅슬레이 2인승 종목에 출전하는 김진수(오른쪽)와 김형근.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제공)

김진수는 "'맨땅에 헤딩'하던 시절부터 정말 많은 경험을 쌓은 선배"라면서 "뭘 물어봐도 막힘없이 답변해 주시기 때문에 언제나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원윤종은 이번 대회에선 선수가 아닌 국제올림픽선수위원회(IOC) 선수 위원 후보로 올림픽을 함께 한다.

김진수는 "(원)윤종이형이 눈에 보이기만 해도 든든하고 마음이 안정될 것 같다"며 빙긋 웃었다.

김진수가 이끄는 봅슬레이 대표팀은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훈련을 진행하다 다음 달 1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로 넘어갈 계획이다.

그는 "현지 적응이 가장 큰 과제인데, 나름 이 종목에 몸담은 지 10년이 넘었기에 큰 걱정은 없다"면서 "편안하게 즐기고, 후배들과 함께 우리의 기량을 모두 뽐내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