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적외선 마사지에 온수 샤워까지"…혹한 속 경주마 건강 지키기

영하 10도 맹추위에 경주마 건강관리 만전

원적외선 램프를 쬐며 몸을 말리고 있는 말의 모습 (한국마사회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영하 10도 안팎의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면서 사람뿐 아니라 경주마의 ‘겨울나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얇은 피부와 짧은 털을 가진 경주마는 체온 변화에 민감해, 동절기에는 특히 세심한 건강 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은 혹한 속에서도 경주마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방한 장비 점검부터 마방 환경 개선, 영양 관리까지 겨울철 관리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마 비수기로 꼽히는 12~1월은 몸값이 최대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경주마들이 다음 시즌을 대비해 컨디션을 조정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 관리 상태가 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만큼, 마사회와 마방 관계자들도 촘촘한 겨울철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전용 겨울옷 '마의'로 체온 유지하고 바닥 냉기도 차단

사람에게 겨울 점퍼가 있다면 경주마에게는 '마의(馬衣)'가 있다. 운동 직후에는 땀이 식지 않도록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재킷을 덮어 체온 저하를 막는다. 겨울철에는 모직 안감에 솜을 덧댄 방한용 마의를 착용시켜, 말이 마방에서 휴식하는 동안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다.

마의는 말의 체형과 움직임을 고려해 제작돼 활동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보온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생활하는 경주마에게 바닥 냉기는 특히 치명적이다.

렛츠런파크 서울은 고무 매트 위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깔짚을 깔아 냉기를 차단하고 있다. 한겨울에는 깔짚 교체 주기도 앞당겨 습기가 차지 않도록 관리하며, 호흡기 질환과 피부 질환 예방에도 신경 쓰고 있다.

첫 눈 오는 날 온수로 샤워하고 있는 말의 모습 (한국마사회 제공)
온수 샤워 후 원적외선 건조는 필수

겨울철에도 경주마의 훈련은 멈추지 않는다. 다만 혹한기에는 샤워를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온수로 짧게 목욕시킨다. 이후 원적외선 램프를 이용해 꼼꼼히 몸을 말려 감기와 체온 저하를 예방한다. 말의 성향에 따라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평균 체중 500㎏에 달하는 경주마에게 다리 관리는 생명과도 같다. 특히 가늘고 긴 다리에 체중이 집중되는 구조 탓에 겨울철 작은 손상도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 후에는 핫팩으로 혈액순환을 돕고, 보온 붕대를 감아 체온을 유지한다. 세척 시에는 저자극성 비누를 사용하고, 바셀린이나 오일을 발라 발목 부위의 동상과 피부 트러블을 예방한다.

따뜻한 물과 면역 관리도 잊지 말아야

겨울철 경주마에게 흔한 질환은 호흡기 질환과 산통이다.

수분 섭취 감소와 기온 변화로 발생하는 산통을 예방하기 위해 항상 따뜻한 물을 제공하고, 마방 내 온도도 일정하게 유지한다. 여기에 발굽 영양제, 관절 강화제, 종합비타민 등을 정기적으로 급여해 면역력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말들에게는 혹한기일수록 기본적인 보온과 위생,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며 "컨디션 관리가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세심한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6년 희망찬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가 다가왔다. 지난 10일 경기 고양시 원당종마목장에서 한국마사회 승마단 류시원, 방시레 선수가 말과 함께 목장을 돌고 있다. 2025.12.3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