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단거리 간판 김준호 "마지막 올림픽 완벽한 스케이팅 하고 싶다"

4번째 동계 올림픽 출전…군입대 미루고 배수진
잇단 불운에 멘탈 코칭까지…"죽기 살기로 한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김준호가 12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팅장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2026.1.12/뉴스1 ⓒ News1 서장원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간판 김준호(30·강원도청)에게 동계 올림픽은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세 차례나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불운 속에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첫 출전이었던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긴장한 탓에 남자 500m에서 21위에 그쳤고,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대회에서는 스타트 도중 스케이트 날이 얼음에 박히는 황당한 실수 때문에 500m 12위에 머물렀다.

2022년 베이징 대회 500m에서는 34초54로 6위를 기록했는데, 3위로 동메달을 딴 모리시게 와타루(일본)와 단 0.04초 차이로 입상에 실패했다.

세 번의 아쉬움을 겪은 김준호는 이제 자신의 마지막이자 4번째 동계 올림픽을 준비한다. 당초 지난해 군입대 예정이었으나, 마지막 올림픽을 위해 입대를 미루고 다시 스케이트끈을 동여맸다.

12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만난 김준호는 "열심히 훈련은 하는데 꼭 중요할 때마다 안풀렸다"면서 "올림픽이 끝난 뒤 여러 선생님들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셨다. '내가 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면서 아쉬움을 극복했다"고 지난 올림픽을 돌아봤다.

컨디션은 좋다. 2025-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했고,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서는 33초78을 찍으며 2019년 차민규(34초03)가 보유한 한국 기록을 6년 만에 새로 썼다.

김준호는 "여름 하기 훈련 때 힘들었던 순간을 참아낸 것이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져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계속 1위를 하려면 무엇을 보완해야하는지를 생각하면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스피드 스케이트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김준호가 역주하고 있다. 2025.2.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다가올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출전한 동계체전에서도 김준호는 레이스 막판 역전극을 펼쳐 34초94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준호는 "조금 몸이 무거운 상태에서 출전했는데 기록이 잘 나와줘서 좋다. 한국에서 34초대를 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작년보다 확실히 성장한 것 같다. 올림픽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준호는 앞선 올림픽에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한 달 넘게 '멘탈 코칭'을 병행 중이다. 대회가 열리는 스케이트장을 4D 영상으로 자신의 몸에 입혀 활주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입체 영상을 통해 낯선 스케이트장 환경에 적응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얻는 효과가 있다.

김준호는 "사실상 올림픽 경기장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라며 "어색함만 덜해도 경기력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훈련을 하면서 익숙해지면 (실제 경기에서도) 멘탈적으로도 덜 흔들릴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앞선 결과와는 별개로, 올림픽에 세 번이나 출전한 경험 그 자체는 김준호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전략은 제가 준비한 대로, 월드컵 때 펼쳤던 것만 나왔으면 좋겠다. 여태까지 완벽한 레이스를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꼭 완벽한 스케이팅을 하고 싶다"고 했다.

10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스피드 스케이트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준호가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2025.2.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준호에게 이번 올림픽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 무대에서 포디움에 올라 활짝 웃는 것이 김준호가 그리는 아름다운 목표다.

그는 "솔직히 이제는 숨이 찬다. 그동안 정상에 서기 위해 노력하면서 정신적으로도 힘든 상태다. 일단 이번 대회는 멘탈을 꽉 잡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커리어 동안 '불운'이라는 키워드가 따라붙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깨부수고 싶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불운이 행운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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