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100m 간판' 김국영 현역 은퇴…"지도자로 길잡이 역할 하겠다"
남자 100m 1~7위 기록 보유…"선수로 할 것 다해 후련해"
국대 여자 단거리 코치 새출발…"안 되는 이유 깨우쳐야"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육상을 대표하는 스프린터 김국영(34)이 현역 은퇴를 공식화했다. 지도자로 새출발하는 그는 "지도자로 후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한육상연맹은 12일 '국가대표팀 대표 코치 채용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김국영은 단거리 지도자 부문에 응시해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여자 단거리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할 예정이다.
김국영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마음이 크다. 선수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컨디션이 올라오는 데 몸이 받쳐주지 않았다. 부상이 반복되면서 물러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면서 "올해 10월 부상을 계기로 은퇴 결심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김국영은 19세 때부터 대표팀에 발탁돼 한국을 대표하는 스프린터로 활약했다.
그는 2010년 6월 7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육상 선수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했다. 1979년 고(故) 서말구가 멕시코에서 세웠던 10초34의 한국기록이 31년 만에 깨진 순간이었다. 그는 같은 대회 준결승에서 10초23으로 또 한 번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2015년 7월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10초16의 한국기록을 썼고, 2017년 6월7일엔 코리아오픈 100m 결승에서 10초07로 또 한 번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은 한국기록으로, 한국 100m 1~7위 기록을 모두 김국영이 보유하고 있다. 김국영을 제외하면 10초1을 깬 스프린터도 없다.
김국영은 "신체 조건이 좋지 않다는 등 여러 단점이 있었는데 극복했고, 10초07까지 당겼다"면서 "목표로 했던 9초대에 진입 못 한 게 아쉽지만, 내 능력은 다 발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이제 지도자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최근 들어 아시아 상위권 레벨에 근접한 남자 육상 대신 여자 육상 코치로 간 것 또한 김국영의 새로운 도전이다.
김국영은 "남자 대표팀은 선배로서 그간 많은 조언을 해줬고,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게 보였다"면서 "반대로 여자 대표팀은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서 힘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당장 기술적인 접근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당장은 왜 안 되는지에 대한 본질을 깨우쳐야 한다. 일단 세계 대회에서 주눅이 들고 시작하는 '멘탈'부터 단련하면서 동기부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선수들이 국내에서 본인들끼리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해외 선수, 더 클래스가 높은 선수들과 겨룬다고 생각하고 시야를 넓혀야 기록 단축에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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