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걸이 5개 하면 나도 '상위 10%'…첫걸음은 '매달리기'
[100세 운동법]①"상체 전반 근육 발달에 탁월"
반동없이, 팔 쫙 펴야 정자세…"밴드·의자 등도 큰 도움"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흔히 턱걸이 5회만 수행할 수 있어도 '상위 10%'의 운동능력을 갖췄다고 말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평균 턱걸이 개수가 18개 정도였고, 국군 특수부대 체력 검정에서도 만점 기준이 12~20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타당한 이야기로 보인다.
두경부암 투병 중에도 꾸준히 운동해 '턱걸이 챔피언' 타이틀을 얻은 김동호 씨(24)도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1~2개도 쉽지 않다"면서 "5개를 할 수 있다면 10% 안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는 '정자세'로 수행했다는 전제에서의 이야기다. 체력 검정이나 턱걸이 대회 등에서 인정받는 정자세는 생각보다 깐깐하다.
김동호 씨는 "턱걸이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통상 정자세로 인정받으려면 반동 없이, 팔을 완전히 폈다가 올라가야 하고, 손등이 위를 보는 '오버 그립'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도 이런 정자세로 많은 개수의 턱걸이를 하는 건 쉽지 않다.
이처럼 턱걸이는 맨몸 운동 중에서도 가장 높은 난도의 운동 중 하나다. 운동 초심자가 빠른 시일에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운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단계를 밟아간다면 누구나 턱걸이를 자신의 운동으로 만들 수 있다.
많으면 한 세트에 60~70개의 턱걸이를 수행하는 김동호 씨도 처음부터 '고수'는 아니었다. 턱걸이를 단 한 개도 못 하던 시절부터 차분히 자신의 몸을 단련한 결과다.
김동호 씨가 선택한 '첫걸음'은 매달리기였다. 팔을 완전히 쫙 편 상태로 30초~1분가량을 버텼고, 이 운동을 매일 10분씩 했다.
그는 "처음엔 30초를 버티는 것도 어려웠는데 차츰 시간이 늘었다"면서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턱걸이를 시도해 봤는데 그때도 '정자세'는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턱걸이 초심자라면 정자세가 아니더라도 '시도'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김 씨의 표현으로 팔을 다 펴지 않은 상태로 '꼼지락대는' 정도의 턱걸이도 근력 향상엔 큰 도움이 된다.
김동호 씨는 "꼼지락 턱걸이가 된다 싶을 땐 하루에 50개만 채우자는 생각으로 운동했다"면서 "매달리기를 1분 이상 할 수 있을 때 어느 정도 자세가 나오기 시작했고, '꼼지락대는' 범위도 점점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자세 턱걸이가 가능해졌을 땐 자극에 집중했다. 팔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고 등 근육을 사용하면서 개수는 점점 늘어갔다고 했다.
김동호 씨는 "엄지손가락을 빼고 봉을 쥐는 '썸 리스'(thumb-less) 그립을 연습하면서 차츰 전완근(아래팔 근육)의 개입을 줄였다"면서 "그때부터 등 근육이 더 빠르게 발달했다"고 말했다.
'턱걸이 전문가' 수준이 된 김동호 씨는 최근엔 '한 손 턱걸이', 20㎏짜리 원판을 3개 달고 수행하는 '중량 턱걸이' 등으로 난도를 높이고 있다.
체중이 50㎏대로 매우 가벼운 것 또한 턱걸이를 빠르게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턱걸이는 자신의 체중이 곧 운동강도가 되는 만큼, 체중이 낮으면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체중이 적으면 그만큼 근력도 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턱걸이의 난도는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다.
'매달리기'도 쉽지 않은 초심자는 다른 방법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밴드와 의자 등의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다.
김동호 씨는 "밴드를 봉에 걸어 다리를 지지하는 '어시스트 풀업'은 초심자에겐 턱걸이에 대한 흥미를 붙일 수 있는 좋은 운동"이라며 "장력에 따라 난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장력이 매우 강한 밴드를 활용하면 웬만큼 근력이 약한 사람도 턱이 봉 위로 올라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자를 밟고 선 상태로 진행하는 '네거티브 풀업'도 좋은 방법"이라며 "봉 위로 올라간 이후 최대한 버티면서 내려올 때 근력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낮은 높이의 바를 밑에서 잡고 올라오는 '인버티드 로우' 역시 턱걸이의 첫걸음이다.
반면 문틀에 바를 설치하는 형태의 '문틀 턱걸이'의 경우 남성에겐 다소 좁고 낮아 '정자세'를 완성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홈트레이닝을 원한다면 '치닝 디핑'과 같은 턱걸이 도구를 설치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다.
김동호 씨는 "턱걸이는 악력을 시작으로 등 근육과 전완근, 이두까지 상체 전반의 발달에 탁월한 운동"이라며 "굳이 헬스장을 가지 않아도 공원이나 집 등 어디서나 할 수 있기에 접근성도 좋다"고 조언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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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건강에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지만 모든 운동이 건강에 다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몸에 해가 되는 줄도 모른 채 무작정 땀만 흘리는 사람들도 적잖다. 운동,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누리기 위한 바른 운동법, 이번엔 턱걸이를 주제로 2회에 걸쳐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