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임시현 "'이기야'가 일베 용어인지 처음 알아…경솔했다"

개인 SNS에 '이기야' 사용…"일베 회원이냐" 논란
"경상도 사투리 따라했을 뿐 다른 의도 없어"

양궁 국가대표팀 임시현이 '일베 논란'에 입을 열었다. /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양궁 여자 국가대표 임시현(한국체대)이 최근 불거진 '일베 용어 사용'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임시현은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최근 광주에서 펼쳐진 양궁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 사진과 함께 "어떤 메달보다 값졌던 내 동메달. 조용히 모든 악플을 무시하면서 세계선수권을 준비하기 정말 어려웠다"면서 "대회 전 과거에 했던 말실수가 구설에 오르면서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먼저 경솔했던 행동에 대해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셨을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임시현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에 오른 한국 양궁의 대표 스타다. 2024년에는 대한민국체육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임시현은 최근 온라인상에 올린 글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SNS에 새로운 활 케이스 사진과 함께 "블랙핑크 이기야"라는 표현을 썼다.

'이기야'는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주로 쓰는 단어다. 경상도 출신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에서 경상도 방언으로 "대한민국 군대 지금까지 뭐했노, 이기야"라고 사용한 것을 두고 일베 회원들이 타인을 비하하거나 희화화 할 때 쓰인다.

이에 임시현이 극우 성향인 일베 회원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시현은 "논란이 커지고 바로 해명하고 싶었지만 대한양궁협회와 상의 끝에 함께 대응하자는 의견이 조율돼 우선 기다렸다. 하지만 더 기다리면 안 될 것 같아 말씀드린다"며 "지난 5월 SNS에 아무 의미 없이 사용했던 '이기야' 사투리가 문제가 됐다. 당시 주변 지인을 통해 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삭제 조치했는데, 3개월 뒤인 8월에 기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삭제해서 논란이 될 거라 생각을 못 했다. 게시물을 올렸던 당시에도 논란이 된 일도 아니었고, 누군가 고의로 올린 기사에 대응할 가치를 못 느꼈다"고 덧붙였다.

임시현은 "제가 일베요? '이기야'가 일베 용어라고요? 언제부터 국어사전에 등록되어 있는 사투리가 일베 용어가 되었나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면서 "일베가 아니었기에 일베 용어인지 몰랐다. 그냥 경상도 사투리를 따라 했을 뿐이고 새로 받은 활 케이스가 맘에 들어 덧붙인 말이었다. 의도한 바가 전혀 없었다"며 자신이 일베 회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번 일로 일베가 무엇인지, 일베 용어는 또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사용했던 사투리가 누군가를 조롱할 때 쓰는 용어라는 것을 알았다"며 "인과응보가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누군가를 조롱할 생각도, 마음도, 그러고 있을 시간도 없다. 국위 선양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시현은 "국가대표로서 말을 조심하지 못했다. 바로 해명 글을 올리지 못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혼란스럽고 답답해하셨을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믿고 기다려 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썼다.

임시현의 사과문에도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초 사과문에서 "나는 국위선양 하느라 바쁘다"라는 표현을 써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당 문구는 이후 수정됐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