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AG] ‘동료에서 적으로’ 김건우-린샤오쥔…운명의 맞대결

평창 금메달 임효준, 中 대표로 출전…이번 대회 경계 1호

중국 대표팀의 린샤오쥔(오른쪽) 2023.3.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하얼빈=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김건우(27)와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29·임효준)이 적으로 만나게 된 얄궂은 운명 속에서도 서로를 응원했다.

한국 대표팀의 김건우는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1500m, 남자 5000m 계주 등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건우로선 강력한 메달 경쟁자이자 개최국인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중국 에이스 린샤오쥔과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

린샤오쥔은 한때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선 태극기를 달고 남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대표팀 동료 황대헌과의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선수 인생의 변곡점을 맞았고, 결국 중국 귀화를 결정했다. 법정 다툼 끝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고 명예를 회복했지만 귀화 결정을 돌이키기는 어려웠다.

귀화 후 자격 유예 기간에 걸려 베이징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오성홍기를 달고 중국의 에이스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김건우(뒷줄 우측 두번째)와 린샤오쥔(우측 세번째). 2019.2.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건우는 린샤오쥔이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시절 유독 그와 친했고, 친형처럼 따랐다. 그랬던 둘은 이번 대회를 통해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처음 적으로 만나게 됐다.

린샤오쥔과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앞두고 김건우는 "다른 나라로 간 것과 상관없이 내게는 오래 봤던 친한 형이고, 형에게는 내가 친한 동생"이라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중국 측에서 자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엄청 챙기고 관리해 밖에서 따로 보지는 못했다. 대신 선수 식당에서 마주쳤을 때 몇 번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함께 최선을 다하자며 서로 격려했다. (린샤오쥔 형이) 결선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건우는 린샤오쥔을 포함한 중국 대표팀뿐 아니라 '심판의 중국 밀어주기' 등 외부 텃세와도 싸워야 한다.

김건우는 "아직까진 텃세 같은 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국 선수들이 아무래도 홈에서 하면 믿는 구석이 있는지 더 과감하게 하는 건 있다"면서 "그래도 깔끔하게 잘 타면 (결과를 내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김건우가 5일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계주 훈련을 하다 터치 과정에서 넘어지고 있다. 2025.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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