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일 9단, LG배 우승…반칙승 이어 기권승으로 역전 (종합)

이틀 연속 '사석 관리 위반' 경고 받은 커제, 대국 거부

LG배 정상에 오른 변상일 9단. (한국기원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변상일 9단이 커제 9단(중국)에게 기권승을 거두면서 생애 첫 LG배 정상에 올랐다.

변상일 9단은 23일 서울 성동구의 한국기원 신관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3전 2선승제) 최종 3국에서 커제 9단에 기권승을 거뒀다.

결승 1국에서 패했던 변상일 9단은 2국에서 반칙승, 최종 3국에서는 기권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변 9단은 우승 상금 3억원도 획득했다.

이로써 변상일 9단은 2023년 춘란배 우승에 이후 두 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변상일 9단의 실력도 우승의 바탕이 됐지만 커제 9단의 안일함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날 2차례 사석 관리 규정으로 반칙패를 당한 충격 탓인지 커제 9단은 이날도 초반 좌하귀 싸움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큰 손해를 봤다.

변상일 9단이 리드하던 대국에서 커제 9단은 또다시 실수를 저질렀다.

흑을 잡은 커제 9단은 155수에서 백돌 1점을 따낸 뒤 정해진 사석 통에 넣지 않고 초시계 옆에 놓았다. 커제는 뒤늦게 이를 파악하고 재빨리 사석 통에 넣었지만 영상을 통해 이를 확인한 심판이 커제 9단에게 경고와 벌점 2집을 선언했다.

한국 바둑에서는 사석을 계가 때 사용, 선수들이 대국 도중 상대의 사석 수를 확인하고 형세 판단을 한다. 반면 중국 바둑에서는 반상의 살아있는 돌만으로 계가를 해 사석이 의미가 없다. 이에 중국 기사들은 평소 사석을 아무 곳에 던져 놓는 경우가 많다.

한국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규칙 개정을 통해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경고와 벌점으로 2집 공제'를 하고, '경고 2회가 누적되면 반칙패가 선언된다'고 명시했다.

기원 관계자는 "바뀐 규정을 대회 전 중국 측에 명확히 알렸다. 지난해 열린 삼성화재배에서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 이어 또 사석 관리 실패로 경고를 받은 커제 9단은 큰 소리로 항의했다. 대국은 약 2시간 동안 중단됐는데, 커제 9단은 판정에 불복해 대국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주최측은 커제 9단의 기권패를 선언했다.

기원 관계자는 "커제 9단이 판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주최측에서도 '기권패'에 대해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커제 9단이 입장을 바꾸지 않았고, 변상일 9단의 우승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