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탁구 '만리장성 문턱'서 좌절…부산세계선수권 4강서 석패 '동메달'
2-1 앞섰지만 3시간 34분 혈투 끝에 아쉽게 져
남녀 모두 중국에 패배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남자탁구가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4강전에서 '만리장성' 중국에 막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장우진, 이상수(삼성생명), 임종훈(한국거래소)으로 구성된 한국은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강' 중국과의 대회 4강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게임 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앞서 조별리그 4경기와 16·8강전까지 전승으로 승승장구했던 한국이지만, 중국의 벽은 역시 높았다.
한국 남자탁구가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은 건 1986 서울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다. 세계 대회에서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홈팀 한국은 1경기부터 장우진(14위)이 세계 랭킹 2위 왕추친을 3-1(11-7 2-11 13-11 11-6)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서브와 리시브가 강력한 왕추친을 상대로 고전이 예상됐지만 장우진은 4-4에서 바나나 플릭, 서브 득점, 백핸드 플릭 등 다양한 공격으로 첫 세트를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에선 왕추친에게 2-11로 크게 졌지만 3세트 11-11 듀스 승부처에서 2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4세트에선 상대의 수를 읽는 노련한 경기 운영과 2점 연속 네트 맞고 안으로 떨어지는 행운까지 더해지며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전날 덴마크와의 8강전에서 팀은 이겼지만 자신은 패했던 장우진은 지난 경기 아쉬움을 깨끗하게 털었다.
2경기의 임종훈(18위)은 세계 랭킹 1위 판젠동에게 0-3(8-11 6-11 8-11)으로 물러났지만 3경기에 나선 이상수가 세계 랭킹 3위이자 중국 탁구의 슈퍼스타 마룽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11-7 4-11 12-10 6-11 11-4)로 잡으며 다시 앞서 나갔다.
마룽의 경기 스타일과 장점을 철저하게 분석해 온 이상수는 대각 공격으로 상대의 바나나 플릭을 철저하게 제어했다.
특히 3세트 10-10 듀스에서 과감한 공격 탁구로 승부수를 띄운 게 주효했다. 마지막 5세트에서도 이상수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반면 마룽은 4연속 범실을 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하지만 세계 최강 중국의 뒷심은 매서웠다. 1경기에서 첫 승을 안겼던 장우진은 4경기에서 판젠동에 0-3 6-11 7-11 10-12)으로 완패했다. 1경기 승리 직후 다리가 풀렸을 만큼 모든 힘을 쏟아 부었던 장우진은 판젠동의 서브로만 18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세계 1위' 판젠동은 자신이 맡은 두 경기를 모두 잡는 저력을 보였다.
승부는 결국 5경기까지 이어졌는데, 마지막 승자는 중국이었다. 5경기 임종훈은 왕추친에 0-3(5-11 7-11 6-11)으로 졌다. 임종훈은 3세트 1-4로 뒤진 상황서 10번씩 주고받는 긴 랠리를 펼치는 등 끝까지 추격했으나 미들을 집중 공략한 왕추친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로써 남자 대표팀은 4강에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은 3·4위전 없이 4강에 오른 두 팀 모두 동메달을 받는다.
한편 여자 대표팀은 지난 23일 중국과의 8강전에서 게임 스코어 0-3으로 패배했다. 남녀 대표팀은 모두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은 확보했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