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e스포츠 첫 금메달' 스트리트 파이터 V 김관우는 누구 [항저우AG]

28년 격투게임 외길 인생…'베가' 캐릭터 하나로 최정상
수상 직후 "실감이 안 난다…아직 더 싸우고 싶다" 밝혀

김관우가 28일 중국 항저우 베이징위안 생태공원 내 e스포츠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 파이터V' 결승 경기에서 대만 린 리웨이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3.9.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항저우=뉴스1) 박소은 기자 = 한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다. 스트리트 파이터 V 국가대표, 리자드(김관우·43)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포디움(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김관우는 28년차 프로게이머다. 1996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다. 수많은 국내외 우승이 그를 설명한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 평균 프로게이머 범주에서 벗어났다. 10대 후반에 데뷔해 20대 중반쯤 은퇴하는 프로게이머들과는 달리 김관우는 1979년생이다.

준비는 꼼꼼하게, 플레이는 낭만있게 한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김관우에게 승리 요인을 물을 때면 꼭 '오답노트' 얘기가 나온다. 본인의 플레이가 부족해 기세를 내주더라도, 다음 라운드에서 금방 만회할 수 있는 동력이다.

그래서 김관우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전 라운드에서 대공(공중에 뜬 적을 공격하는 기술)에 당했다면, 다음 라운드에서 경솔하게 점프하지 않는다.

준결승(승자조 결승)에 나서기 직전, 김관우는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연습해 놓은 게 있고, 필기해 놓은 것들도 있다"며 "자기 전에도 한번씩 떠올리고 들여다보면서 자신감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준비성이 철저해 모든 종류의 캐릭터를 두루 다룰 것 같지만 외골수다. 김관우는 이번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역대 참가한 모든 대회를 '베가'라는 캐릭터로 참가했다.

김관우가 베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가면을 쓴 미남이어서다.

자신감 넘치는 나르시시스트인 점도 한몫했다. 베가는 경기 중 콤보를 적중시키거나 상대를 넉백(기절)시키면 손키스를 날린다.

김관우는 "(베가는) 자신감 넘치고 건방진 게 있다. 나도 그런 자신감을 갖고 싶어서, 그래서 그 캐릭터를 많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뒤늦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하루에 짧으면 8시간, 길면 12~13시간 동안 연습에 매진했다.

금메달 수상 직후 김관우는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실감이 안 난다"며 "아직 더 경기가 있었으면 좋겠고 더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