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스포츠 10대 뉴스 下] 손흥민, EPL 득점왕 등극…역사 쓴 황선우-우상혁

KBO 40주년…정상서 떠난 이대호·최고가 된 이정후
MLB 2년차 김하성 맹활약…류현진은 팔꿈치 수술

편집자주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시작해 12월 FIFA 카타르 월드컵으로 마무리 한 2022년은 스포츠와 함께 울고 웃은 시간이었다. 나라를 대표해 참가한 선수들은 값진 메달로, 또 16강이라는 열매로 흘린 땀을 보상받았고 국민들은 같은 호흡으로 그들과 함께 뛰었다. 개개인도 빛났다.
우상혁과 황선우는 '육상과 수영은 안돼'라는 벽을 넘고 세계선수권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둬 2년 뒤 파리 올림픽 희망을 키웠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약관의 김주형은 PGA투어가 주목하는 샛별로 떠오르는 등 본토를 지배한 한국인도 나왔다. 물론 다 좋았던 것은 아니다. 환희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는데 올해 역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돌아보니 즐거움도 아쉬움도 많았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2022년 스포츠계를 되돌아본다.

손흥민(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서 2골을 폭발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사진은 득점왕 트로피를 들고 있는 손흥민. (토트넘 구단 SNS)2022.5.23/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이재상 김도용 서장원 문대현 기자

◇ 손흥민, EPL 득점왕 등극…세리에A의 벽 김민재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이는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위상을 떨쳤다. 손흥민(토트넘)은 '종주국' 잉글랜드에서 득점왕 타이틀을 들어 올렸고, 김민재(나폴리)는 수비 축구의 중심 이탈리아 무대에서 수비력을 인정받는 선수로 거듭났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는 단연 한국 축구의 아이콘 손흥민이다. 지난 2015-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도전장을 내민 손흥민은 적응을 마친 2016-17시즌부터 6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1-22시즌 무려 23골을 폭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K리그에서 데뷔, 중국과 튀르키예 무대를 거친 김민재는 지난여름 나폴리에 입단했다. 수비 전술이 가장 발전했다고 평가받은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김민재는 빠르게 적응하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김민재가 후방을 든든하게 책임진 가운데 나폴리는 월드컵 휴식기 전까지 15경기 연속 무패(13승2무)를 기록하며 33년 만에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이강인은 명장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지도 아래 2022-23시즌 기량이 한층 더 발전하며 마요르카의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한 황인범, 황의조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렸다.

한국은 유럽 무대에서 고군분투 중인 선수들의 실력과 경험을 하나로 묶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라는 짜릿한 성과를 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끝난 후 열린 은퇴식·영구결번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0.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스타와 함께 600만 관중 회복, 그러나…프로야구 40주년

출범 40주년을 맞이한 프로야구는 국제대회 부진과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공멸 위기론까지 돌았으나 스타들의 활약 덕분에 반등의 희망을 쐈다. 야구계의 실망스러운 모습에 등을 돌렸던 팬들도 다시 야구장을 찾았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박수받으며 명예롭게 떠났다. 이대호는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기량을 펼치며 작별을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로했고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남았다. 이대호는 이승엽에 이어 2번째 은퇴투어 주인공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고, 성대한 은퇴식에선 그가 사용한 10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다만 소속팀 롯데는 8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타율(0.349), 안타(193), 타점(113), 출루율(0.421), 장타율(0.575) 부문 1위에 오르며 5관왕을 차지했고 득표율 97.2%의 압도적지지 속에 1994년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아버지 이종범과 함께 사상 첫 부자(父子) MVP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각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수집한 이정후는 "이제야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야구선수 이정후'로 당당히 설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조용하던 관중석은 다시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터졌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관중 수용 제한이 해제돼 100% 입장이 가능해졌다. 정규시즌 총 관중은 607만6074명으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600만 관중을 회복했고 포스트시즌 16경기에서도 27만5883명이 집계됐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과적으로 무산됐으나 음주운전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강정호가 복귀를 추진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한화 주장 하주석은 마무리캠프 기간 중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상습도박으로 법정에 선 임창용은 레전드 40인에 선정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기에 쟁쟁한 슈퍼스타들을 볼 것으로 기대를 모은 메이저리그 올스타의 방한은 저조한 참여율, 비싼 티켓, 프로모터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남긴 끝에 취소돼 야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대한민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썼다. 우상혁은 20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4를 넘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파리 올림픽 청신호' 황선우-우상혁, 세계선수권 메달

수영 황선우(19·강원도청)와 육상 우상혁(26·서천군청)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며 다가올 2024 파리 올림픽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은 지난해 2020 도쿄 올림픽 높이뛰기에서 한국 육상 트랙 필드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르며 주목 받았다.

이후 기량이 만개한 우상혁은 올해 1월 체코 실내선수권대회(2m35)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대회에서는 2m36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3월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는 2m34를 넘어 한국 육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후에도 5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서 우승(2m33)했고 7월에는 미국 유진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나가 한국 육상 최초의 은메달(2m35)도 목에 걸었다. 꾸준한 성적을 낸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 월드랭킹 1위로 2022년을 마무리 했다.

박태환의 뒤를 잇는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 수영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기록 및 세계주니어기록(47초56), 자유형 200m 한국 기록과 세계주니어기록(1분44초62)을 세우며 기대감을 키웠다.

가파른 성장을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발돋움한 황선우는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한국신기록(1분44초47)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로는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이후 11년 만에 수확한 메달이었다. 나아가 그는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신기록 5개를 세우는 역영을 펼쳤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2번째 시즌에서 주전 입지를 다졌다. ⓒ AFP=뉴스1

◇ 김하성 '가을야구'까지 맹활약... 류현진 팔꿈치 수술, 최지만 이적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희비는 엇갈렸다. 2년차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반면 '터줏대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은 부상과 이적 등으로 입지가 줄었다.

올해 메이저리그(MLB) 2년 차를 맞이한 김하성은 비로소 적응을 마치고 누구나 인정하는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주전이었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이탈로 출전기회를 잡은 김하성은 타격이 다소 아쉬웠지만 물샐틈없는 수비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앞세워 눈도장을 찍었다.

샌디에이고가 와일드 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꿈에 그리던 가을야구까지 경험했다. 큰 무대에서도 김하성의 가치는 빛났다. 출루만 하면 득점을 차곡차곡 올렸던 그는 레전드 토니 그윈을 넘어 구단 역사상 단일 포스트시즌 득점 기록(8득점)을 새로 썼다.

류현진의 2022시즌은 너무나도 짧았다.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하던 류현진은 결국 팔꿈치에 탈이 났고,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시즌 아웃됐다. 현재 재활중인 류현진은 빨라야 내년 여름 복귀가 가능하다.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내년 시즌을 끝으로 종료되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복귀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게 급선무다.

탬파베이에서 4년 4개월간 뛴 최지만은 아쉬운 성적 속에 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하며 타율 0.233, 11홈런, 52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320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최지만은 연봉 조정 선수 신분이라 인상이 불가피했고, '스몰마켓'인 탬파베이는 최지만을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했다. 피츠버그엔 한국인 야수 배지환이 뛰고 있다.

20살 김주형이 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버러의 시지필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서 역대 두 번째 최연소, 한국인 9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신성 김주형, 메이저퀸 전인지, 고진영은 주춤…지각 흔든 LIV

한국 남자골프에서는 약관의 김주형(CJ대한통운)이 스타급 선수로 급부상했다. 그는 지난 8월부터 두 달 사이에 윈덤 챔피언십과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을 석권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전인지(KB금융그룹)는 지난 6월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5년 US여자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등 메이저대회에서만 통산 세 차례 우승한 전인지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5승을 쓸어 담으며 다승왕, 상금왕, 올해의 선수를 휩쓸었던 고진영(솔레어)은 올해 손목 부상으로 긴 부진에 빠졌다. 9개월 동안 지키던 세계 1위 자리마저 놓친 고진영은 내년 다시 반등을 노린다.

한편 올해 골프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LIV(리브) 골프의 출범으로 지각 변동이 일었다.

지금껏 세계 골프계의 중심이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리브 골프로 향하는 선수들을 영구 제명시키겠다는 엄포를 놓았으나 돈 앞에 장사 없었다.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케빈 나, 브룩스 켑카, 브라이언 디섐보(이상 미국),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 등 다수의 상위 랭커들이 리브 골프를 선택하며 예상보다 큰 세력이 되고 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