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을 응원합니다] '엄마 역사' 윤진희 "역도 부흥, 후배들이 이끌 것"

"메달 못 따도 올림픽 출전 자체가 큰 자산"
"부담감 내려 놓고 집중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함께 대표팀에 선발돼 훈련 중인 윤진희(왼쪽)와 원정식 부부의 모습. 2016.7.31/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엄마·주부 역사(力士)'로 이름을 떨친 윤진희(35)가 국내 역도 부흥을 위해 도쿄 땅을 밟는 후배들 기 살리기에 나섰다.

올림픽 역도 종목에서 메달을 2개나 딴 윤진희는 긴장하지 말고 시합에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결혼과 출산 이후 현역으로 돌아와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던 비결은 스스로를 믿은 결과였기 때문에 후배들 역시 자신감을 가지라는 의미다.

여전히 경북개발공사 소속 선수로 활약 중인 윤진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역도 스타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이후 슬럼프에 빠지며 2012년 초 은퇴를 선언했다. 선수로서 전성기를 보내던 20대 중반의 이른 나이였다.

그해 대표팀 후배와 결혼, 두 아이의 엄마로 지내던 중 남편의 독려로 다시 바벨을 잡았다. 2014년 말 선수로 복귀한 그에게 어깨 부상이 찾아왔지만 이마저도 이겨냈다. 이후 혹독한 훈련을 거쳐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윤진희는 도쿄 올림픽에 나서는 대표팀을 향해 부담감을 내려놓으라고 주문했다. 메달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 올림픽 무대를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진희는 "대표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고 이들이 국제 무대에서 빛을 본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며 "물론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올림픽 출전 자체가 이들에게는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희는 경기를 즐긴다면 좋은 성적이 따라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선수들이 많이 지친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준비 기간을 확보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역도 여자 53kg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을 당시 윤진희. (뉴스1 DB) 2016.8.8/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그러면서 "이런 마음으로 대회에서 집중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희는 도쿄 올림픽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로 남자부 109㎏급 진윤성(26·고양시청)과 여자부 76㎏급 김수현(26·인천광역시청)을 꼽았다. 특히 김수현에 대해 "기량이 많이 향상돼 시상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진희는 "이번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은 국내 역도의 침체기를 끝낼 수 있는 세대"라며 후배들의 선전을 응원했다.

그는 "진윤성, 김수현 같은 젊은 선수들은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역도를 대표하는 주축 선수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확실히 자리를 잡으면 역도에 대한 인기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희는 SBS의 올림픽 해설진에도 합류, 새로운 시각에서 역도를 바라볼 기회도 잡았다.

올림픽을 앞둔 선수들의 부담감과 긴장감을 잘 알아서일까. 선수들과는 통화는 삼가며 코치진을 통한 정보 획득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아쉬운 일도 있었다. 같은 역도 선수로서 힘들 때마다 자신을 곁에서 일으켜줬던 남편 원정식(31·울산광역시청)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이번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자 73㎏급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원정식은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막바지 훈을 하던 중 다쳤다. 현재 몸 상태로는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 끝내 출전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윤진희는 "아이들이 아빠가 TV에 나온다는 생각에 기대가 컸었는데 아쉽게 됐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렇지만 그는 씩씩했다. 윤진희는 "올림픽에서 바벨 대신 마이크를 잡았기에 정확하고 유익한 해설로 역도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당차게 말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