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재평관] 실수하면 '벌칙' 수행해야하는 동계 철인경기, 바이애슬론

알고 보면 더 재밌는 평창올림픽 관전포인트①

편집자주 ...아직 한국에서 동계 스포츠란 익숙함이나 친숙함보단 낯설고 거리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알고 다가가면 야구나 축구, 농구와 배구 이상으로 흥미진진한 종목들이 많습니다. 뉴스1은 다가오는 평창올림픽 개막까지 동계스포츠를 보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길라잡이를 제공합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평창올림픽 관전포인트', [알재평관]이 여러분을 동계올림픽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하계올림픽에 철인 3종경기나 근대 5종처럼, 동계올림픽에도 만능 선수를 필요로 하는 종목이 있다. 바로 바이애슬론이다.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하계올림픽에는 '철인 3종경기'라 불리는 '트라이애슬론(Triathlon)'이 있다. 한 선수가 수영, 사이클, 마라톤 등 세 종목을 연이어 실시하는 트라이애슬론은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종목이다. 1970년대 말부터 시작된 트라이애슬론은 2000년 시드니 대회를 통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 사람이 사격, 펜싱, 수영, 승마 그리고 육상까지 5종목을 겨뤄 각 종목의 정해진 계산법으로 점수를 합산한 뒤 종합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근대 5종' 역시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척도와 같은 종목이다.

동계 올림픽에도 트라이애슬론이나 근대 5종처럼 '스포츠 슈퍼맨'을 가리는 종목이 있다. 체력적, 정신적, 기술적으로 다재다능함이 있어야 가능한 겨울철 철인경기인데,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biathlon)이 그것이다.

바이애슬론은 스키로 이동한 뒤 총으로 표적물을 맞혀야하는 사냥꾼의 스포츠, 군인의 스포츠에서 유례했다. ⓒ News1

△ '사냥꾼의 스포츠' '군인의 스포츠'가 모태

명칭 그대로 '둘'을 뜻하는 '바이(bi)'와 '운동경기'를 뜻하는 '애슬론(athlon)'의 합성어다. 하계올림픽의 근대 5종과 비교해 동계 근대 2종 경기라고도 불리는데, 종목 수가 줄었다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맨땅을 달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크로스컨트리 이후 정확하게 목표물을 조준하고 맞히는 작업은 보통 집중력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스키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라는 교집합에서 종목의 기원을 유추할 수 있다. 눈이 많은 북유럽의 사냥꾼들의 중요한 이동수단은 스키였고 그렇게 움직인 뒤 총을 쏴서 사냥감을 포획하던 형태가 이 종목의 모티브였다. 이를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의 군대에서 훈련과 전쟁 시 차용하게 됐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룰을 갖춘 스포츠로 발전했다는 게 바이애슬론의 출발이다. 요컨대 사냥꾼들의 스포츠, 군인들의 스포츠였던 셈이다.

1958년에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고 동계올림픽에는 1960년 미국 스쿼밸리에서 열린 제8회 대회부터 남자 경기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리고 1992년 16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는 여자 경기도 함께 펼쳐지고 있다.

총을 등에 멘 채로 스키를 타고 일정 거리를 주행해야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정해진 사격장에서 사격을 한다. 사격은 두 가지 자세가 있는데 하나는 복사(엎드려쏴)이고 다른 하나는 입사(서서쏴)다. 선수들의 순위는 스키 주행시간과 사격의 정확성을 합쳐 가려진다.

바이애슬론 경기는 크게 개인, 스프린트, 계주, 추적, 단체출발로 나뉜다. 올림픽에서는 남자 5개, 여자 5개 그리고 혼성 1개 등 총 11개 종목에 메달이 걸려 있다.

평창 대회에서는 남자 스프린트 10km, 남자 개인 20km, 남자 계주 4 x 7.5km, 남자 추적 12.5km, 남자 단체출발 15km와 여자 스프린트 7.5km, 여자 개인 15km, 여자 계주 4 x 6km, 여자 추적 10km, 여자 단체출발 12.5km 그리고 바이애슬론 혼성 계주(여자 2 X 6km + 남자 2 X 7.5km) 등에서 메달을 다툰다.

스키가 기본인 종목이지만 성패의 관건은 사격이다. 사격을 잘 못하면, 벌칙이나 벌점을 받아야한다. ⓒ News1

△ 총 잘못 쏘면 벌점 받거나 벌칙 주로 달려야

바이애슬론은 일단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기본이다. 하지만 승패의 관건은 사격에 있다. 체력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되는 크로스컨트리 이후 숨이 가쁜 상황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표적을 맞히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사격 자체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스포츠다. 부동자세에서 오로지 과녁만 바라보고 있는 일반적인 사격 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쉽다. 따라서 스키를 타고 난 뒤 사격을 실시한다는 조건은 여간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여기에 심적 부담을 더한다. 사격에서 실수를 하면 '벌칙'이 있다. 각 종목별로 설명하면서 이해를 돕는다.

바이애슬론 '개인경기' 선수들은 30초 또는 1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여기서 잠깐. 출발이 다르기 때문에 결승선에 가장 먼저 들어온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주행 중 총 4차례의 사격을 실시(1회당 5발 사격)하는데 사격 순서는 복사, 입사, 복사, 입사 순서로 진행된다. 여기서 1발 실패 당 '1분의 벌점'이 가산돼 선수의 주행 시간에 추가된다.

'스프린트' 선수들은 30초에서 1분 간격으로 출발하고 주행 중 총 2차례의 사격을 실시(1회당 5발 사격)한다. 사격은 복사, 입사의 순서로 진행된다. 여기까지는 개인경기와 유사하다. 하지만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경기에서는 표적을 못 맞춘 만큼 150m의 벌칙 주로를 주행해야한다. 벌칙주로 주행 시 약 23~30초의 시간이 소요된다.

바이애슬론 '추적' 경기의 출발순서는 스프린트와 개인경기의 결과로 정해진다. 즉 스프린트와 개인경기 우승자가 추적경기에서 첫 번째 주자로 출발하고 2번째 주자는 첫 번째 주자와의 시간 차이만큼의 시간이 경과된 후에 출발하게 된다.

뒤 주자가 앞 주자를 앞지르면 이기게 되는 경기인데, 주행 중 총 4차례(복사, 복사, 입사, 입사)의 사격을 실시하며 역시 표적을 못 맞춘 만큼 150m의 벌칙 주로를 주행해야한다. '단체'는 약 30명의 선수가 출발신호에 맞춰 모두 동시에 출발하는 경기로 경기 방식과 150m 벌칙 주로 등은 앞선 종목들과 유사하다.

계주의 각 팀은 4명으로 구성되며 남자는 7.5km 씩, 여자는 6km씩 주행한다. 남자는 2.5km 및 5km 주행 후에, 여자는 2km 및 4km 주행 후 사격이 실시된다. 단, 계주 경기는 3발의 예비 실탄이 더 주어지고 예비 실탄으로도 표적을 다 맞추지 못했을 경우 스프린트 경기와 마찬가지로 150m의 벌칙 주로를 주행한다. 각 팀의 첫 주자들은 동시에 출발하나 2번째 주자부터는 교체 지역으로 들어온 앞 주자와 신체 접촉을 한 뒤 출발할 수 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