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윤석천 역도 감독 "러시아의 약물 스캔들? 기회 왔다"

장미란-임정화 동메달 회복 소식에 대표팀 분위기 UP

여자 역도의 '전설' 장미란(33)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로 승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AFP=News1

(리우=뉴스1) 이재상 기자 = "기회가 왔으니 어떻게든 잡아야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역도 대표팀에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 여자 역도의 '전설'인 장미란(은퇴)이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27일(현지시간) 국제역도연맹(IWF)에 따르면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 중 11명이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이 중 당시 여자부 75㎏ 동메달리스트였던 흐리프시메 쿠르슈디안(아르메니안)도 포함됐다. 런던 대회에서 아쉽게 4위에 그쳤던 장미란은 4년 만에 잃어버렸던 땀의 대가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결전지인 리우에 도착한 한국 역도대표팀은 29일 오후 리우센터에서 첫 훈련에 돌입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윤진희를 비롯해 +75㎏급의 손영희, 이희솔 등 선수단 7명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섰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 나란히 나서는 '부부역사' 원정식-윤진희 커플이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될 법 했지만 윤석천 한국 역도대표팀 총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윤 감독은 전날 IWF가 발표한 장미란의 동메달 회복 이야기를 언급했다. 그는 "역도에서 약물은 정말 치명적"이라며 "힘들게나마 (미란이가)동메달을 따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장미란 뿐만 아니라 앞서 베이징 올림픽에서 4위에 자리했던 임정화도 은메달을 따냈던 선수의 소변 샘플에서 약물이 검출돼 동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최근 러시아가 육상 종목에서 단계적으로 약물 스캔들로 곤혹을 겪었지만 역도 또한 약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WADA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는 이번 대회 출전 기회를 박탈 당했다.

윤 감독은 "이번에 러시아가 제재를 받아 역도에 못 나오게 된 것은 당연하다"면서 "국제 대회를 나가보면 여기저기서 약물 투여 하는 것을 많이 봤다. 공정해야 할 스포츠에서 약의 힘을 빌린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약물을 하면 20㎏은 더 들 수 있다"며 "이제나마 약물 복용했던 선수들이 나오지 못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윤석천 감독은 차분한 가운데서도 눈빛을 번뜩였다. 기록 종목이라 당일 컨디션 등 변수가 있지만 분명 한국에게 역도 강국인 러시아, 벨라루스의 일부 선수들이 약물 징계로 인해 출전하지 않는 것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윤 감독은 "역도는 변수가 굉장히 많다"면서도 "당일 날 어떻게든 정신 집중하는 선수가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자 대표팀 중량급의 기대주 손영희도 훈련 내내 동료들과 농을 나누기도 하는 등 밝은 분위기 속에서 첫 훈련을 마쳤다.

'제2의 장미란'을 꿈꾸는 손영희는 "미란 언니가 동메달을 회복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기회가 왔으니 잡아야 한다. 차분하게 더 집중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체급에 나서는 이희솔도 "역도는 기록 싸움이기 때문에 일단 내가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물론 잘하는 선수가 안 나오면 좋지만 그런 것들을 신경 쓰기보다 끝까지 내 경기에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역도가 침체기라 큰 관심을 못 받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이번에 반드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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