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제2의 장미란' 꿈꾸는 손영희 "후회 없이 즐겨봐야죠"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미란 언니요? 제게 오히려 부담을 안 주시는 것 같아요."
한 때 한국 역도에도 최전성기가 있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장미란(은퇴)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윤진희(30·경북개발공사)도 같은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장미란이 런던 올림픽을 끝으로 역도계를 떠났고, 사재혁마저 최근 후배 폭행 등으로 불명예스럽게 은퇴한 뒤 스타플레이어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10장이 걸린 올림픽 출전 시드도 다 획득하지 못해 7명(여자 4, 남자 3)만이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다.
시련 속에서도 여자 역도 대표팀의 손영희(23·부산역도연맹)는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손영희는 "부담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라며 "아직 올림픽에 대한 실감이 나지 않지만 기분 좋은 설레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 75㎏ 이상급에 출전하는 손영희는 한국 역도가 기대하는 유망주다.
윤석천 역도 대표팀 감독은 5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손영희와 이희솔 두 명 정도가 메달권에 가장 근접하다"면서 "최근 세계 역도계에 불어 닥친 약물 스캔들로 인해 어느 선수가 출전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순 없지만 컨디션만 좋다면 메달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때 장미란이 대표한 여자 역도 중량급의 간판인 손영희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7명의 역사 중 막내다. 지난해 아시아역도 선수권 75㎏ 이상급에서 용상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대한역도연맹이 선정한 2015년 여자 우수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부 선수들은 체중을 줄이는 데 신경을 쓰지만 손영희는 역도 무제한급의 특성상 반대로 최대한 많이 먹고, 운동을 하면서 힘을 써야 한다.
손영희는 "밥도 많이 먹고, 쉴 때마다 단백질도 섭취한다"면서 "그날 먹고 싶은 것을 가리지 않고 먹는다. 체중을 계속 늘려야 한다"고 웃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손영희는 긴장감보다는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솔직히 4~5위 정도가 현실적인 목표"라면서 "세계 대회에 나가 봤기 때문에 아직 메달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다만 최근 약물 파동 등으로 러시아 선수 등이 제재를 받아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은 전략적으로 75㎏이상급에 손영희와 이희솔 두 명이 출전한다. 다른 체급에 비해 메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역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손영희는 경쟁자이자 동료인 이희솔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혼자 나가는 것보다 함께 나가면 리우에서 덜 외롭지 않을까"라고 반문한 뒤 "경쟁은 경쟁이기 때문에 서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희에게 장미란은 넘어야 할 산이자 따라가야 할 롤모델이기도 하다. 손영희는 "(장)미란 언니를 만나면 그냥 장난도 치고 수다를 떤다"면서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해주시지 부담을 주시진 않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장 벽에 걸린 장미란의 금메달 획득 사진을 바라보며 묵묵히 바벨을 들어 올렸다.
손영희는 "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경기 때 크게 긴장하진 않는 편이다.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이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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