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퐁퐁’은 잊어라, 놀이의 놀라운 변신 ‘트램펄린’
- 임성일 기자
(인천=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이들이라면 대개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머니에게 어렵사리 동전 몇 개를 얻어 공터로 달음박질을 치면 이미 친구들은 높이 솟구쳐 하늘을 날고 있었다. 굉장히 스펙터클한(?) 놀이기구였다.
지역마다 이름이 달랐던 그 놀이기구는 대략 ‘방방’ ‘퐁퐁’ '콩콩' 쯤으로 불렸다. 공식 명칭은 트램펄린(Trampoline). 부끄러운 고백이나, 기억 속에는 분명 ‘놀이기구’였던 이것이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인지 몰랐다. 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한 '방방'은, 아니 트램펄린은 절대 놀이기구가 아니었다. 체조였고 예술이었으며 묘기였다.
26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인 트램펄린 경기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 체조에 걸린 금메달은 모두 16개다. 기계체조가 12개(남 7개, 여자 5개)이고 손연재의 출전으로 관심이 많은 리듬체조가 2개다. 그리고 트램펄린에 남녀 각각 1개씩 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엄연한 ‘정식종목’이다.
트램펄린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직사각형의 틀에 그물처럼 짜인 스프링으로 캔버스를 연결해 만든 기구다. 어렸을 적 ‘방방’의 캔버스는 주로 원 형태였을 것이다. 그 기구 위에서 힘껏 도약해 공중에서 다양한 연기(혹은 묘기)를 펼치는 경기다.
역사는 꽤 깊다. 1936년 미국의 체육인 조지 니선이 지금의 트램펄린을 개발했다. 1954년에 최초의 공식대회인 미국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어 1962년 서독에서 제1회 세계 오픈 트램펄린 대회, 1964년 영국에서 제1회 세계 트램펄린 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올림픽에서는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아시안게임에서는 2006년 도하에서 정식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방식은 간단하다. 자신의 순서가 되면 출전 선수는 트램펄린 위로 올라가 도움 닫기를 시작한다. 일정 수준의 높이에 이를 때까지 도움 닫기는 이어진다. 적당한 높이에 올랐다고 판단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연기가 펼친다. 총 10가지 기술을 선보이게 된다.
체공 시간, 점프 높이, 난이도, 표현력 등이 평가 대상이다. 착지도 신경을 써야 한다. 마지막 점프 연기가 끝나고 그 높은 위치에서 탄성이 좋은 스프링에 정확하게 멈추는 모습은 '예술'이다. 남동체육관에 모인 팬들은, 이 낯선 종목의 매력에 금방 빠져버렸다. 자신들도 알고 있던 그 트램펄린에서 저런 동작이 나온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선수들은 두 번의 연기를 펼친다. 1차 시기는 규정 연기로, 모든 선수들이 똑같이 정해진 동작을 이어간다. 2차 시기에는 자유 연기가 펼쳐진다. 당연히 2차 때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고급 기술을 선보인다. 10번의 연기를 다 연결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연기가 중단되면, 그때까지의 연기만 점수에 반영된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 보급 자체가 미미하다. 인천 아시안게임 트램펄린 종목에 참가한 국가는 7개 나라에 그친다. 인원으로 따지면 남녀 통틀어 19명이다. 남자부는 6개국에서 11명이, 여자부는 5개국에서 8명이 나왔다. 최강은 역시 중국이다.
한국은 남자 종목에만 2명이 출전한다. 차상엽(22·한양대)과 이민우(18·전남체고)가 의미 있는 첫 단추를 꿴다. 메달이 중요한 대회는 아니다. 이들의 아시안게임은 대한민국 트램펄린의 첫 국제대회 출전이다. 한국 선수들은 26일 오후 3시부터 펼쳐지는 예선전에 참가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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