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레슬링 '금맥 단절', 인천에서 마침표 찍을까

(뉴스1스포츠) 김지예 인턴기자 = 한국 레슬링이 안방에서 '명예 회복'을 꿈꾼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서 '노골드 수모'를 겪은 지 4년 만이다.

레슬링은 전통적인 '효자 종목'이다. 1986년 서울 대회부터 2006년 도하 대회까지 6개 대회 연속 5개 이상 금을 캤다.

그 효자가 2010 광저우 대회에서 금맥이 끊겼다. 은 3개, 동 6개에 그쳤다. 한국 레슬링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무려 28년 만이었다.

올해 레슬링계에 전해진 '기쁜 소식'이 탄력을 불어넣었다. 그레코로만형 국가대표를 거쳐 현재 대한레슬링협회 이사로 활동 중인 심권호가 한국인 최초로 국제레슬링연맹(FIL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레슬링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로프 훈련을 했다. 이들은 오는 27일부터 남자 자유형 57kg과 70kg급을 시작으로 4년만에 '금맥 부활'에 나선다. ⓒ News1 DB

심권호는 두 체급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를 시작으로 1995년 애틀랜타 세계선수권대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1996년 샤오샨 아시아선수권대회의 그레코로만형 48kg급에서 첫 그랜드슬램을 이뤄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48kg 체급이 사라지자 체중을 6kg 불렸다. 1998년 테헤란 세계선수권대회부터 2000년 시드니 올림픽까지 54kg급에서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심권호 이전에는 박장순 감독이 1990년 베이징 대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993 토론토 세계선수권대회, 1996 샤오샨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기록했었다.

삼성생명 김현우가 심권호 이후 끊긴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의 '금맥 계보'를 잇는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그는 광저우에서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았다. 당시 예선 탈락에 그쳤지만 '그랜드슬램 꿈나무'로 평가 받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3년부터 74kg(현재 75kg)으로 체급을 올려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올해 4월28일에는 아시아선수권 2연패를 차지했다.

인천에서 금만 캔다면 한국 레슬링 사상 세 번째 그랜드슬램 주인공이 된다. 전망은 밝다. 체급을 올렸어도 빠르게 적응했다. FILA 세계 랭킹에서도 75kg급 1위에 올랐다.

김현우 외에 그레코로만형 66kg급의 류한수, 84kg급의 이세열 등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또 올해 대한레슬링협회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비해 발표한 '금메달 프로젝트'의 중점 육성 선수로 선발된 자유형 57kg급의 윤준식에게도 기대가 크다.

그랜드슬램을 이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박장순 감독이 자유형 대표팀을 맡아 더욱 힘을 실었다.

이들이 힘을 내준다면 한국 레슬링은 아시안게임 통산 50개의 금메달에도 도전할 수 있다. 레슬링은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49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50개 이상을 기록한 종목은 복싱(56개)과 사격(55개) 뿐이다. 그래서 아직도 '효자' 소리를 듣는다.

hyillil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