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 강행군 감수하고 헌신…"농구 인생 중 가장 재밌다"[AG]
미국 진출 추진하다 8강부터 대표팀 합류
20일 결승 한일전…"金 따면 미안해서 더 잘해주길"
- 이상철 기자
(나고야=뉴스1) 이상철 기자 = "별로 한 게 없는데 (나고야에 와서) 이틀을 잤더니 결승에 올라가게 됐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의 12년 만에 결승 진출에 힘을 보탠 '베테랑' 포워드 최준용(32)이 멋쩍게 웃었다.
최준용은 18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이란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4강전에서 77-51로 승리한 뒤 "지금까지 제가 별로 한 게 없다. 후배들이 태워주는 버스를 타러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인 최준용은 대회 조별리그 일정이 끝난 뒤인 지난 16일 새벽 '막차'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여독을 풀지 못하고 시차 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은 그는 곧바로 8강 요르단전을 뛰었고, 이틀 뒤 4강 이란전에선 팀을 위해 헌신하는 플레이로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빡빡한 일정을 감수하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것에 대해선 "누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 게 아니다. 내 농구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재밌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자신을 기다려준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내 꿈을 좇는다고 혼자 미국에 가 있는 동안 다들 나를 기다리며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게 정말 미안하고 고마웠다"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끝까지 열심히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많은 국제대회를 뛰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더욱 특별한 감정이 생긴다고. 최준용은 "이번 대회가 어떤 대표팀 경기보다 더욱 간절하게 느껴진다"며 "현재 대표팀 분위기도 정말 좋다. 선수들이 조금 긴장하면서도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는 게 보기 좋았다. 그런 걸 풀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최준용은 후배들을 위해 진심 어린 조언도 전했다. 그는 "나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농구에 대해 할 이야기가 없다"면서도 "다만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며 "나는 후회를 정말 많이 했다. 후배들만큼은 그런 후회를 안 느꼈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최준용은 "나처럼 후회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이번 대회에선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동메달을 땄던 최준용은 8년 뒤 금메달을 목에 걸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20일 오후 7시 40분 같은 장소에서 '숙적' 일본과 우승을 다툰다. 최준용은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 컨디션만 잘 관리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말 많은 비판을 받는 등 대표팀의 상황이 썩 좋지 않았는데, 무척 아쉬웠다"며 "한국 농구의 현실이 녹록지 않다. 금메달을 따고 좋은 성적을 낸다면, 이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미안해서라도 선수들에게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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