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4세' 홍유순 "특별한 대회, 성장한 모습 보이고파"[AG]
여자농구 국가대표…대회 첫 경기 9점 12리바운드 활약
"한일전도 기대, 더 잘하고 싶다"
- 이상철 기자
(나고야=뉴스1) 이상철 기자 = '재일교포 4세' 여자 농구 국가대표 센터 홍유순(21·인천 신한은행)에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일본 땅을 밟았다. 그리고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의 데뷔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쳐 대승에 힘을 보탰다.
홍유순은 18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농구 조별리그 C조 한국-말레이시아와 1차전에서 20분 49초를 뛰며 9점 12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한국은 홍유순 포함 출전 선수 10명의 고른 활약으로 말레이시아를 106-40으로 완파, 첫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
홍유순은 중학교까지 재일 민족학교 조선학교에 다니다가 전문적으로 농구를 배우기 위해 오사카토인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농구 선수로 기량을 인정받은 그는 2024-25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신한은행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 5월엔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고, 꾸준하게 대표팀에 발탁됐다.
최근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농구 월드컵 본선 무대도 경험했지만, 일본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 출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가 펼쳐지는 나고야에서 오사카까지는 신칸센을 타고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다. 홍유순의 가족과 친척, 친구는 21일 열리는 몽골과 조별리그 2차전부터 그를 응원하기 위해 나고야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 코트에서 뛸 때는 올 수 없었던 '홍유순 응원단'은 선수에게도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홍유순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고 하니까 많은 분이 경기를 보러 오겠다고 했다. 어머니도 친척분들과 함께 몽골전부터 계속 올 거라고 말씀하셨다. 조선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들도 축하 인사와 함께 꼭 경기를 보러 오기로 약속했다"고 웃었다.
이어 "제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많이 성장했다는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날 말레이시아전 쾌승에도 홍유순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1쿼터 초반 미스플레이가 나왔다. 루즈볼 상황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공을 잡아야 하는데 놓치기도 했다. 감독님께 주문하신 걸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아쉽다"고 돌아봤다.
말은 그렇게 해도, 홍유순은 열심히 코트를 뛰며 적극적으로 몸싸움도 했다. 경기 후 그의 목에는 상대 선수의 손톱에 긁힌 상처가 선명하게 있었다.
목 상태를 걱정하자, 홍유순은 "괜찮다"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C조에 속한 한국은 말레이시아, 몽골, 대만과 8강 진출권을 놓고 경쟁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 만큼 조 1위가 유력하다. 본격적인 경쟁은 중국, 일본을 만날 수 있는 토너먼트다.
홍유순은 한일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대학교와 WKBL에서 함께 뛰어 친근한 선수가 있는 일본 대표팀과 만난다면 느낌이 색다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유순은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면 그런 경험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에 갔기 때문에 많이 성장하고 대표팀에도 뽑혔다. 설레는 기분인데 한일전에선 내가 더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