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지도자' 오명 지운 이상민, KCC서 선수·코치 이어 감독 우승
프로농구 최초 대기록 달성
KCC 지휘봉 잡은 첫 시즌, '6위 팀 최초 우승' 금자탑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로농구 부산 KCC 이상민 감독이 마침내 사령탑으로서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실패한 감독' 꼬리표를 뗐다.
아울러 그는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한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새 역사를 썼다.
KCC는 13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76-68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1, 2차전을 쓸어 담고 홈으로 넘어와 3차전을 잡아낸 KCC는 4차전에서 소노에 일격을 당했지만, 5차전에서 승리하며 사상 최초 '6위 팀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KCC를 이끌고 정상에 선 이상민 감독의 지도력도 마침내 빛났다.
현역 시절 '컴퓨터 가드'로 불리며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와 3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등을 이끌며 KCC의 영구 결번(11번)이 된 이상민 감독은 코치로도 KCC에서 전창진 전 감독을 보좌해 2023-2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선수와 코치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그는 정작 감독으로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2010년 서울 삼성에서 은퇴한 이 감독은 삼성에서 코치를 거쳐 2014-15시즌부터 삼성 지휘봉을 잡고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삼성에서 8시즌 동안 401경기에서 160승241패, 0.399의 저조한 승률을 기록했고, 결국 2022년 1월 불명예 퇴장했다.
이후 친정팀 KCC로 돌아온 그는 코치를 거쳐 지난해 5월 사령탑에 오르며 명예 회복 기회를 잡았다.
KCC는 모기업의 막대한 투자로 허웅, 허훈, 최준용, 송교창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한데 모아 '슈퍼팀'을 구축,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감독 입장에서는 큰 기대만큼이나 부담도 크게 작용했다.
이상민 감독은 '슈퍼팀'을 이끄는 것에 대해 "부담이 많이 됐다. 부상 이슈가 있어서 정규리그 때 좋은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렸다"라면서 "결국 명장은 선수들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런 큰 경기에서는 경험 있고 잘하는 선수들이 해준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 정규리그를 6위로 마치고 턱걸이로 봄 농구에 진출한 KCC는 부상을 털고 완전체를 이룬 상태로 맞이한 플레이오프에서는 '슈퍼팀'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를 파죽지세로 돌파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소노의 돌풍을 잠재우고 2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역대 프로농구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우승을 달성한 사례는 김승기, 전희철, 조상현, 이상민 감독까지 총 4차례 있었지만, 한 팀에서 모두 우승한 건 이상민 감독이 최초다.
감독으로서 첫 커리어였던 삼성에서의 실패로 속앓이했던 이상민 감독은 현역 시절 전성기를 구가한 친정팀에서 비로소 왕좌에 오르며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냈다.
superpow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