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해 농사 좌우할 '안방마님'을 찾아라

'하위권' 한화,LG,넥센 등 주전포수 경쟁 후끈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포수 진갑용. 류중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3회 WBC 대회에서 진갑용에게 주장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 News1 이동원 기자

'안방마님을 찾아라.'

흔히 야구에서 팀이 우승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로 꼽히는 '좋은 포수'를 찾기 위한 프로야구 구단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좋은 포수는 본업인 투수 리드 외에도 팀 동료들을 마주보며 전체적인 게임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한다. 야구계에서 흔히 하는 '좋은 포수 한 명이면 10년간 끄떡없다'는 말은 좀 처럼 키워내기 힘든 포지션이 포수라는 사실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2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이 포수 출신의 명장 조범현 전 KIA감독을 인스트럭터로 영입한 것도 진갑용을 이을 명 포수를 조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확실한 주전포수를 찾지 못해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한화와 LG, 넥센 등은 2013시즌을 앞두고 주전 포수 찾기에 나섰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는 이번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통해 주전 경쟁을 시킨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괴물' 류현진과 그간 호흡을 맟춰온 신경현(38)이 있지만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향후 팀을 이끌 확실한 주전 포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는 전지 훈련 명단에도 최승환(35)과 박노민(26), 정범모(26), 루키 한승택(19) 등 4명을 포함시켰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많은 기대를 받고 두산에서 옮겨온 최승환은 지난 시즌 43경기에 나와 타율 0.214 2홈런 19타점으로 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04년 한화에 2차(3라운드18순위)지명된 박노민(26)은 1군에 단 19경기에만 나왔다.

역시 많은 기대속에 2006년 입단한 정범모도 지난 시즌 72경기에 출장했으나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정범모는 포수로서는 빠른 발(도루 7개)과 강한 어깨, 출중한 블로킹 실력을 뽐냈다. 다만 타격에서는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냈고 투수 리드면에서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정범모는 지난 시즌 타율 0.176 3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이준수(25)와 2년차 엄태용(19), 청소년대표 출신 루키 한승택 역시 팀에서 기대하는 유망주다.

10년 연속 가을잔치 진출에 실패한 LG도 미국 사이판 전지훈련장에서 주전 마스크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에서 이적한 현재윤(34)과 공격형 포수 윤요섭(31), 2년차 조윤준(24) 등이 후보군에 올라있다. LG는 조윤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조윤준은 지난 시즌 1군무대 23경기에 출장해 타율 0.196 9안타 4타점만을 기록했으나 투수 리드와 블로킹 등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장은 공격형 포수 윤요섭과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조윤준은 LG가 키워내야 할 유망주다.

또 한명의 후보 윤요섭은 매서운 방망이 실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윤요섭은 지난해 75경기에 나서 타율 0.298 51안타 2홈런 19타점 OPS 0.749를 기록했다.윤요섭은 약점으로 지적받는 투수 리드와 블로킹 등 수비강화를 통해 주전자리를 노린다.

삼성에서 트레이드 해온 베테랑 현재윤(34)역시 큰 경기 경험이 LG포수진에 큰 힘이 되 줄 것으로 보인다.

넥센도 최경철(33)과 허도환(29), 박동원(23), 지재옥(25) 등 4명을 전지훈련에 참가시켜 확실한 주전 선발에 나선다.

넥센은 지난해 주로 최경철과 허도환이 안방을 지켰다. SK에서 이적해온 최경철은 지난 시즌 81경기에 출장했다. 올스타전에 출전하기도 한 허도환은 지난 시즌 포수중 최다인 94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0.195 14타점을 기록하며 방망이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는 합격점을 받았다.

여기에 박동원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박동원은 지난 시즌 상무소속으로 퓨처스리그 75경기에 나와 타율 0.326 70안타 41타점의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인 바 있다. 염경엽 신임 감독은 박동원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시즌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NC는 '제2의 양의지'를 꿈꾸는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전지훈련중인 NC는 허준(32)과 김태군(24) ,김태우(24), 이태원(27), 이준평(23) 등 5명을 훈련에 포함시켜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앞서고 있는 것은 LG에서 특별지명을 받고 이적한 김태군(24)이다.

2008년 LG에 2차지명을 받은 김태군은 많은 기대를 받고 입단했으나 좀처럼 주어진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데뷔 후 가장 많은 100경기에 출장했으나 타율 0.201 30안타 14타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간 꾸준히 1군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어 현재 경쟁에서 제일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NC는 넥센에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허준과 루키 김태우가 번갈아 가면서 마스크를 썼다. 허준은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62경기 출전 타율 0.245 27타점, 김태우는 70경기에 나와 타율 0.248 35안타 19타점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2군에서만 활약했기에 1군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한편, 상무에서 제대한 후 원 소속팀인 LG에서 방출된 이태원도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의 지도아래 제2의 도약을 꿈꾼다.

관중들의 함성이 가득한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눈이 집중하는 곳은 바로 포수의 글러브다. 야구는 투수가 뿌린 공이 포수의 글러브로 어떻게 들어가는지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2013시즌을 앞두고 그라운드 위에서 제일 주목받는 포수 마스크를 쓰기위한 선수들의 경쟁이 뜨겁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