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즌 연속 100이닝' KIA 양현종 "마음가짐은 언제나 20대처럼"

송진우 이은 2번째 대업…"길게 못 던져 불펜진에 미안"
통산 195승도 달성…"내 승리보단 팀 승리에 보탬돼야"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통산 195승 기념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3시즌 연속 100이닝 투구. '팔팔'하던 20대 중반에 시작해, '최고참' 38세의 나이에 대업을 일궜다. 하지만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마음가짐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언제나 타자를 이겨낸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며 미소 지었다.

양현종은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77구를 던지며 2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 팀의 11-1 대승을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로 시즌 101이닝을 마크한 양현종은, 송진우에 이어 역대 2번째로 13시즌 연속 100이닝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는 2013시즌을 시작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21시즌을 제외한 올 시즌까지 매년 100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현종은 "꾸준하게 던진 게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예전엔 170이닝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던졌지만, 올해는 이닝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아프지 않고 던지다 보니 뜻깊은 기록이 따라왔다"고 했다.

양현종은 데뷔 2년 차인 2008년 1군 레귤러급 투수로 자리 잡았고, 2009년부터는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다만 2012년 부상 등으로 41이닝 투구에 그치면서 '연속 이닝 100이닝' 기록 달성이 조금은 늦춰졌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KIA 제공)

하지만 양현종은 당시를 후회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 시기에 이닝을 적게 던진 덕에 지금까지 꾸준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 어깨 상태가 항상 좋은 게 아니었다. 어릴 때 거침없이 던지다 부상도 당했고, 힘든 시간을 넘어선 뒤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준비했다. 그래서 지금의 시간이 있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참 힘이 넘쳤던 20대 시절이나, 불혹에 가까워지는 지금이나, 마운드에 오르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양현종은 "항상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고, 타자를 구위로 윽박질러 잡고 싶은 마음도 있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구위가 떨어졌기에 타이밍 싸움이나 구질, 볼 배합을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게임 과정은 바뀌었어도 마운드에 오르는 내 마음은 언제나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대기록을 쓴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양현종은 "대전 3연전에서 불펜 투수들이 너무 고생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전성기 때처럼 길게 끌어주면서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면서 "구위도 컨디션도 좋았는데, 6회가 아쉬웠다. 그래도 그 상황에선 군말 없이 내려오는 게 맞았다"고 했다.

이어 "불펜투수들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서 "오늘도 더 길게 던지지 못해 아쉬웠다. 결과적으론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타이트 한 상황에서 내려온 게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3시즌 연속 100이닝을 돌파한 뒤 이범호 감독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KIA 제공)

양현종은 이날 경기에서 시즌 9승(6패), 개인 통산 195승(133패)도 달성했다. 송진우(210승)의 기록에 한 발 더 다가서면서, 통산 200승 달성까지 '카운트다운'에도 돌입했다.

다만 양현종은 승수에 연연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개인 승수에 욕심을 내는 건 동료들에게 '실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송진우 선배님의 기록을 깨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시기를 정해놓지는 않는다"면서 "그저 나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놓는 게 역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록에 한 발씩 다가설수록, 송진우 선배님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온 만큼 유니폼 벗는 날까지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