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은 '41세' LG 김진성, KBO리그 최초 200홀드 도전
안지만 넘어 통산 최다 178홀드 신기록 달성
시즌 홀드 단독 1위…생애 첫 타이틀 목표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베테랑은 늘 절벽 위에 서 있다. 당장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심하다."
LG 트윈스 불펜 투수 김진성(41)은 지난해 통합 우승의 기쁨에도 다음 시즌을 어떻게 잘 치러야 할지 고민과 걱정이 더 컸다.
그 만반의 준비를 잘했기 때문일까. 김진성은 올 시즌에도 '나이 우려'를 불식시키며 팀의 뒷문을 단단히 지키는 중이다.
꾸준히 활약한 김진성은 올해 목표로 세운 통산 홀드 1위도 달성했다. 그는 11일 펼쳐진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회 구원 등판해 1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8호이자 통산 178호 홀드를 기록했다.
안지만(42·은퇴)이 2016년 통산 177홀드를 작성한 뒤 무려 10년 만에 KBO리그 최다 홀드 기록을 갈아치운 순간이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뛰어난 자기관리 속에 묵묵히 자기 임무를 다한 김진성이었기에 이 기록의 가치는 더욱 컸다.
김진성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아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홀드를 쌓아왔지만, 한 번도 타이틀을 거머쥔 적도 없었다.
그는 2004년 KBO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에 지명됐으나 프로의 벽이 너무 높았다. 1군 데뷔 기회도 2013년 '신생팀' NC 다이노스에서야 얻을 수 있었다.
순탄한 야구 인생도 아니었다. 뒤늦게 꽃을 피우는가 싶었지만 2021년 NC에서 첫 우승을 이룬 직후 방출 통보를 받아 은퇴 기로에 놓이기도 했다.
그런 김진성은 누구보다 '끈기'가 있었다. LG로 둥지를 옮긴 그는 필승조의 핵심 투수로 활약, 2023년과 2025년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큰 경기에 강한 체질로, LG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진성은 전인미답의 200홀드에 도전장을 던진다.
KBO리그의 홀드 기록은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와 비교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홀드는 토니 왓슨이 작성한 246개이며, 일본프로야구에선 미야니시 나오키(닛폰햄 파이터스)가 무려 424홀드를 기록 중이다.
KBO는 2000년부터 홀드 기록을 공식적으로 집계했다. 홀드는 승리, 세이브 등 다른 투수 지표보다 늦은 편이다. 여기에 투수가 선발 혹은 마무리를 선호하는 기조에서 오랫동안 '마당쇠'를 맡은 투수도 많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김진성은 꾸준하게 궂은일을 도맡으며 팀을 위해 헌신했다.
김진성의 홀드 페이스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NC에서 뛸 때 개인 시즌 최다 홀드가 15개였지만, LG 이적 후 꾸준하게 두 자릿수 홀드를 올렸다. 2023년부터 3시즌 연속 20홀드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개인 시즌 최다인 33홀드를 거뒀다.
그는 올해 초 LG와 2+1년 총액 16억 원 조건으로 재계약하며 2028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LG 선수 최초 비FA 계약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지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2개가 남은 200홀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개인 첫 번째 타이틀도 노린다. 김진성은 지난해 시즌 막바지 '1년 선배' 노경은(SSG)에게 역전을 허용, 홀드왕을 놓친 바 있다.
그는 시즌 홀드왕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고 말했지만, 현재 18홀드로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라있다. 정규시즌 시상식 때 수상자로서 정장 한 번 입고 참석하는 것도 그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김진성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으니 이런 대기록을 세울 기회도 왔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물론 힘들겠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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