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연패 탈출' 키움 김윤하 "이젠 나 아닌 타자와 싸우겠다"
26일 광주 KIA전서 2년 만에 선발승
"웬만한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이젠 저 자신이 아닌 타자와 싸우려고 합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선발 투수 김윤하(21)에게 지난 2년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었다. 그는 끝까지 버텼고, 마침내 긴 터널을 지나 값진 선발승을 수확했다.
김윤하는 지난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7피안타(3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키움의 8-3 승리를 이끌고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2024년 7월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2년 만의 선발승이었다. 이와 함께 2024년 8월7일 고척 SSG 랜더스전부터 이어지던 개인 18연패 사슬도 끊어냈다.
불명예 기록을 눈앞에 두고 극적으로 끊어낸 연패였다. KBO리그 역대 개인 최다 연패는 장시환(LG)이 기록한 19연패였다. 해당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던 김윤하는 1패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연패 사슬을 끊었다.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만난 김윤하는 "경기가 끝나고 버스에 타서 휴대전화를 확인했는데 친구, 선배, 동생들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감독님, 코치님까지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분이 축하해 주셨다. 정말 많은 힘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윤하는 이후 자신의 SNS에도 글을 올려 연패를 끊어낸 소감과 함께 따뜻한 격려와 함께 응원으로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준 여러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분들께 모두 답장했다. 팬분들도 엄청나게 많은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모두 답장하기엔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SNS 글로 대신했다"고 말했다.
어쩌면 선수 생활 중 가장 의미가 있는 승리일 수 있지만, 정작 김윤하는 선발승이 확정됐을 땐 담담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옆에서 (하)영민 선배, (김)선기 선배, (김)성민 선배님이 '오랜만에 이겼는데 왜 안 웃고 있냐'고 말해주셨다. 그때부터 조금씩 표정을 풀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는 형들이 하이 파이브 하면서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주시는 데 정말 행복했다"고 웃었다.
김윤하는 패배만 쌓인 지난 2년의 세월을 '버티기'로 극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겨내야겠다는 생각보다 그저 버티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매일 견디다 보니 이겨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윤하가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버틸 수 있던 건 무엇보다 선배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윤하는 "너무 어린 나이에 시련을 겪는 게 좋지 않지만 결국 이겨내야 하고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패배는 너의 몫이 아니니 연패 신경 쓰지 말고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주다 보면 언젠가 깨진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역설적으로 18연패의 경험은 김윤하를 더 단단하게 만든 자양분이 됐다.
그는 "앞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2년 동안 18연패를 했기 때문에 웬만한 시련은 저를 흔들게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패를 끊어낸 김윤하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김윤하는 "연패를 한 가장 큰 이유는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우지 못하고 나 자신과 싸워서다. 연패 기간 나도 모르게 실점하면 패배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던 것 같다. 그래서 정면 승부를 피하고 도망가는 피칭을 했다"면서 "앞으로는 나와 싸우지 않고 타자와 싸우겠다는 목표로 투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윤하의 선발승은 가까이서 그를 지켜본 설종진 키움 감독에게도 감동을 선물했다.
설 감독은 "들어가기 전부터 선수들이 (연패를 끊어주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18연패는 알고 있었지만, 2년이나 됐을 줄은 몰랐는데 많이 힘들었겠다고 생각했다"며 "(김)윤하를 만나서 '긴 터널을 지났으니 이제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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