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 '오타니처럼' 빌드업…먼저 선발 1이닝 투구

어깨 수술 후 재활 마쳐, 12일 롯데 상대 1군 복귀
선발 로테이션 소화하며 투구 이닝 늘릴 계획

1군 복귀를 앞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의 첫 번째 임무는 선발 투수로서 1이닝만 투구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팔꿈치 수술 이후 다시 투타를 겸업하기 시작했던 길을 똑같이 걸어간다.

안우진은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불펜 투구를 소화하며 실전 등판 준비를 마쳤다.

그는 9일 한화 이글스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1이닝을 투구한 뒤 12일 KBO리그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2023년 8월 31일 문학 SSG 랜더스전 이후 약 3년 만에 1군 경기 출격이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최근 라이브피칭 포함 안우진의 투구를 봤는데 컨디션이 좋다. 통증이 없다는 게 제일 고무적"이라며 "치료도 잘 받았다. 계획한 스케줄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KBO리그 현역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안우진은 1군 통산 156경기에 등판해 43승35패 14홀드 2세이브 665탈삼진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15승8패 224탈삼진 평균자책점 2.11로 시즌 최고의 성적을 내며 키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안우진은 부상으로 야구공을 놓아야 했다.

2023시즌 종료를 앞두고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부상으로 수술받은 안우진은 재활과 군 복무를 병행했다. 지난해 9월 소집해제 직전에는 팀 청백전까지 소화, 복귀를 눈앞에 뒀으나 벌칙 펑고 훈련 도중 오른쪽 어깨를 다쳐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1군 복귀를 앞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당초 안우진은 6~7월 돌아올 것으로 전망됐지만, 회복세가 빨라 1군 복귀 시점을 4월로 앞당겼다.

눈에 띄는 점은 '1이닝 투구'다.

재활을 마친 선발 투수는 투구 이닝을 점진적으로 늘려 가는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 과정을 보통 퓨처스리그에서 진행했다.

그러나 키움은 논의 끝에 안우진의 빌드업 무대를 처음부터 1군으로 결정했다. 또한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로 나가게 했다.

적은 이닝을 던질 수밖에 없는 안우진이 등판하는 날에는 '불펜 데이'로 치를 수밖에 없는 핸디캡도 감수했다.

이는 어차피 선발 투수 역할을 맡을 안우진에게도 최대한 적응할 시간을 주면서 혼선을 적게 주기 위함이다.

안우진은 우선 롯데전에서 1이닝 30구 이내로 공을 던지며,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투구 이닝을 2이닝, 3이닝씩으로 늘려간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안우진이 5월 초부터 5이닝을 던질 수 있을 것이란 게 키움 구단의 설명이다. 다만 몸 상태에 이상 신호가 있을 경우, 이 계획은 즉시 중단된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그만큼 키움은 에이스의 복귀가 간절한 상황이다. 김윤하, 조영건, 박주성, 정현우, 박윤성 등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투구하는 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선발 투수가 1군에서 빌드업하며 성공한 사례도 있다.

2023년 9월 오른쪽 척골 측부 인대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재활을 위해 한동안 지명타자로만 뛰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6월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투구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1이닝을 던졌다.

천천히 투구 이닝을 늘린 오타니는 시즌 11번째 등판에서 5이닝을 책임졌고,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오타니는 올해 시즌 첫 등판에서도 6이닝 1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는 등 정상적으로 투타를 겸업하는 중이다.

키움도 안우진이 1군에서 오타니처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정상 궤도에 오르길 바라는 중이다. 안우진 역시 "빨리 이닝을 늘려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