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속출·불펜은 흔들…'이중고' 겪는 한화 마운드

선발 화이트 장기 이탈…엄상백도 부상 말소
'리부트' 불펜은 불안정…박상원·정우주·김서현도 부진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선발 화이트가 3회초 1루에서 수비 하던중 부상으로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2026.3.31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시즌 초반 투수들이 자리 잡을 때까지 타자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2026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지난해와 달리 마운드 전력이 약해진 만큼, 보강이 이뤄진 타선이 마운드의 약점을 메워야 한다는 의미다.

김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한화의 약점은 '마운드'다.

선발진에서는 지난 시즌 33승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 펀치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모두 메이저리그(MLB)로 떠나면서 물음표가 붙었고, 불펜에서도 필승조로 활약한 한승혁(KT 위즈)과 김범수(KIA 타이거즈)가 타팀으로 이적하면서 전력 유출을 겪었다.

한화는 약점 보강을 위해 분주한 비시즌을 보냈다. 선발진에서는 오웬 화이트와 윌켈 에르난데스를 영입했고, 불펜은 팀을 떠난 두 베테랑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대체자 구하기에 공을 들였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보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6.3.29 ⓒ 뉴스1 김기남 기자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러한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성적이 말해준다. 개막 후 4경기에서 한화는 2승2패를 거뒀는데, 선발승을 띠낸 건 지난달 29일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이었던 왕옌청뿐이다. 4경기에서 에르난데스, 왕옌청, 화이트, 류현진이 등판했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투수는 없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31일 KT와 경기에 나섰던 화이트가 3회 수비 도중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검진 결과 햄스트링 파열로 최소 6주 진단을 받은 상황이다. 한화는 급하게 대체 선수를 구하고 있다.

불펜은 더 심각하다. 4경기 한화 불펜 평균자책점은 11.32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줄, 계산이 서는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새롭게 기회를 받는 젊은 투수들이 좀처럼 알을 깨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엄상백까지 1일 훈련 도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정우주가 투구하고 있다. 2026.3.29 ⓒ 뉴스1 김기남 기자

불펜의 핵심 박상원과 정우주, 김서현이 아직 안정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도 뼈아프다. 세 선수는 지난 1일 KT전에 등판했지만 모두 실점하며 흔들렸다. 박상원이 3실점, 정우주가 1실점, 김서현이 3실점 했다. 세 선수가 맡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여파로 한화는 KT에 11-14로 패했다.

한화 타선은 4경기에서 38점을 뽑아내며 제 역할을 다했지만, 실점을 억제해야 할 마운드가 번번이 무너지면서 타선의 활약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다득점을 내고도 경기를 내주면 팀이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 1일 경기 패배가 그랬다.

한화는 새로운 한 주의 첫 경기(31일 KT전)부터 8명의 투수를 소모했다. 1일 경기에서는 9명의 투수를 썼다. 투수들의 고른 활약이 나와야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분산 운용이 가능한데, 지금까지는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투수들의 연쇄 부진으로 특정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조짐이 벌써 보인다. 조동욱과 윤산흠의 경우 개막 후 4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고려할 때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