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변신' 김도영, 2026시즌 KIA 반등의 핵심 맡는다

박찬호 이적 후폭풍…주전 유격수 찾기 과제
김도영, 3루수→유격수 이동 "꼭 해보고 싶던 포지션"

송구하는 KIA 타이거즈 김도영.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 시즌 만에 최정상에서 8위로 곤두박질친 KIA 타이거즈의 반등 키워드는 '유격수 김도영'이다.

일본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를 통해 담금질하고 있는 이범호 감독은 2026시즌 구상에 대해 "김도영이 3루수와 유격수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전 유격수 찾기는 KIA의 새 시즌 최대 과제다.

그동안 KIA 내야를 책임졌던 '야전 사령관' 박찬호는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갖췄고, 3할 타율을 칠 수 있는 공격력까지 갖춘 박찬호의 이탈로 전력상 큰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한 건 아니다. KIA는 2024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와 3루수 골든글러브를 석권한 김도영을 유격수로 내세우고, 3루수에는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호주 국가대표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기용할 계획이다.

이는 KIA의 내야 수비를 안정시키면서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김도영에게 유격수는 낯선 포지션이 아니다.

김도영은 광주동성고 재학 시절 공·수·주가 뛰어난 특급 유격수로 활약하며 '제2의 이종범'으로 불렸다. 2022년 프로 입단 직후에도 유격수와 3루수를 번갈아 맡기도 했다.

이후 3루수로 자리를 잡고 기량이 만개했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성장했다. 야구대표팀에도 3루수로 발탁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두고 있다.

KIA가 아시아쿼터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야수'와 계약한 것도 김도영의 유격수 이동과 연관돼 있다. 데일은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2025.5.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김도영은 WBC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유격수 변신을 준비하지만, 이 감독은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생각이다.

먼저 김도영이 유격수로 확실하게 자리 잡을 때까지는 데일이 주전 유격수로 뛴다. 이후 김도영이 주전 유격수로 뿌리내릴 때는 데일이 3루수를 맡게 된다.

김도영도 유격수 변신에 대한 의지가 넘친다. 그는 "팀에서 시키면 당연히 해야 한다"면서 "유격수는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포지션이어서 기대된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3루수와 유격수는 조금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잘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의 영상을 참고하면서 내게 맞는 스타일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영은 지난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전력이 있는 만큼 몸 상태가 중요하다. 야구대표팀의 2026 WBC 대비 사이판 캠프를 다녀왔던 김도영은 "체중이 4㎏ 정도 빠졌지만, 몸 상태는 매우 좋다"면서 "그래도 아직은 (부상 재발 방지 차원에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지션 이동과 더불어 연봉 삭감도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30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도영은 5억 원에서 50% 삭감된 2억5000만 원에 서명했다.

그는 "지난해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기에 삭감 폭을 인정해야 한다. 나보다 많은 분들이 제 연봉에 관심을 보여서 재미있었다"며 "올해 시즌엔 꼭 잘해서 다시 보상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