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유일 야수 아시아쿼터' KIA 데일, 박찬호 공백 메울까
10개 구단 중 홀로 아시아쿼터로 내야수 영입
주전 유격수 박찬호 이적 영향…빠른 적응 관건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결국 아시아쿼터 선수로 내야수를 데려왔다. 비시즌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선택이다.
KIA는 지난 24일 호주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제리드 데일(25)을 총액 15만 달러(계약금 4만 달러·연봉 7만 달러·옵션 4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KIA를 마지막으로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뛸 10명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확정됐는데, 10개 구단 중 9개 구단이 투수를 영입하고 KIA만 다른 선택을 했다.
올해 통합우승팀 LG 트윈스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투수 라클란 웰스를 영입했고, 한화 이글스는 대만 출신 투수 왕옌청을 데려왔다.
다른 7개 구단은 일본인 투수를 데려왔다.
그러나 KIA는 투수가 아닌 내야수를 아시아쿼터로 데려오는 결정을 내렸다. 정규시즌, 그리고 가을 야구까지 바라봤을 때 투수력이 강한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가 많았지만, KIA는 안정 대신 모험을 택했다.
KIA의 선택엔 주전 유격수 공백이라는 팀 사정이 맞물려 있다.
KIA는 비시즌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두산으로 떠나보냈다.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갖췄고, 3할 타율을 칠 수 있는 공격력까지 갖춘 박찬호의 이탈은 선수 한 명이 떠나는 것 이상의 전력 손실을 불러왔다.
올해 성적 부진으로 모기업의 지갑이 닫힌 상황에서, KIA는 4년 80억 원을 투자한 두산과 '머니 게임'에서 이길 수 없었다.
박찬호를 잃은 KIA는 당장 내년 시즌 주전 유격수를 찾아야 하는 과제와 마주했다.
당초 3루수로 뛴 김도영에게 내년 시즌 유격수 자리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올해만 세 차례나 햄스트링을 다친 전력이 있어 수비 범위가 넓고 움직임이 많은 유격수를 맡기기엔 부담이 크다.
김규성, 박민 등 팀 내 유격수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백업 자원이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검증돼지 않아 주전 역할을 부여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KIA는 새 외국인 타자로 내·외야를 모두 볼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해럴드 카스트로를 데려왔지만, 한 명으로는 공수 공백을 메우는 데 한계가 있었고 결국 아시아쿼터로 내야수를 영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금으로선 데일이 유격수 자리에 빠르게 안착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만약 데일의 퍼포먼스가 기대를 밑돌면 KIA는 내야에 큰 불안 요소를 안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 내야 '야전사령관' 유격수가 흔들리면 수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데일은 사실상 KIA가 외국인 투수 추가 영입을 포기하고 데려온 선수다. 막중한 임무를 띤 데일이 박찬호의 그림자를 지워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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