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신청하고 은퇴? 황재균 결단 배경은…"박수 칠 때 떠난다"
KT "계약 제시했으나 협상 없이 은퇴 결심 전해"
올해 주전 밀리며 고심…FA서 가치 평가 후 결심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성실함의 대명사' 황재균(38)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까지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고, 시즌이 끝나고 자신이 FA까지 신청했기에 밖에서 볼 땐 의아한 결정이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시점의 은퇴지만, 황재균은 이미 마지막을 준비 중이었다. FA 신청 후 원소속팀 KT 위즈의 제안에도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결국 '박수 칠 때 떠나는' 길을 택했다.
KT는 19일 "내야수 황재균이 20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고 현역 은퇴한다"고 밝혔다.
의외의 발표였다. 황재균에 앞서 박병호, 오재일, 진해수 등이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채 은퇴를 선언한 반면, 황재균은 FA 신청 후 시장에 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베테랑과 달리 황재균은 올해도 KT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주전 3루수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변모를 시도한 가운데, 112경기에 출전해 0.275의 타율과 7홈런 48타점 등을 기록했다.
KT 내야엔 김상수, 허경민 등의 확고한 주전이 있지만 여전히 황재균의 존재 가치는 높았다. 주전 유격수 권동진의 공격력이 다소 약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내년 시즌도 KT와 함께 할 것으로 보였다.
실제 KT도 FA 시장이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황재균에게 계약을 제시했다. 나이가 많은 만큼 앞선 두 번의 FA(2017년 4년 88억 원, 2021년 4년 60억 원)만큼의 대형 계약은 아니었지만 황재균의 필요성을 충분히 어필했다.
하지만 황재균은 KT의 제시액에 대해 별다른 답변이 없었고,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KT 관계자는 "구단의 계약 제시 후 이렇다 할 협상 과정이 없었다"면서 "황재균이 생각해 보겠다고 한 뒤 이번 주 곧바로 은퇴 의사를 밝혀왔다"고 했다.
황재균은 이미 시즌 중 여러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데뷔 초창기 이후 거의 처음으로 주전 자리에서 밀려난 그는 여러 개의 글러브를 들고 다니며 '백업 선수' 역할을 하려 노력했다. 결과물이 나쁘지는 않았으나 잦은 부상 등으로 더이상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FA 시장에 나온 것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겠다는 판단이었고 황재균은 결국 선수 생활을 마무리 짓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KT 관계자는 "황재균은 은퇴한다면 KT에서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 컸다"면서 "2021년 우승 당시 선배였던 유한준, 박경수처럼, 박수받으며 떠나겠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전했다.
황재균은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해 히어로즈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 KT까지 여러 팀을 거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KT와 함께 한 시간이 가장 길었고, 2021년 우승의 기쁨을 맛본 KT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KT도 황재균의 마지막을 최대한 예우할 예정이다. 내년 시즌 초반 홈에서 은퇴식을 열고 동료,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건넬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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