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200만 관중 흥행…LG, 2년 만에 통합우승[스포츠 결산 ㊦]

유승민, 3선 노린 이기흥 꺾고 대한체육회장 당선

편집자주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25년. 스포츠계에도 많은 뉴스들이 쏟아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한국 축구의 자랑 손흥민은 10년 토트넘 생활을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진출하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했다.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는 지난해 1000만을 넘어 12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흥행 질주를 이어갔고 그 뜨거운 열풍 속에서 LG 트윈스가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 '왕조 시대' 발판을 마련했다. 은퇴를 선언한 배구 여제 김연경과 한 시즌 두 자릿수 우승을 차지하며 배드민턴사를 다시 쓴 셔틀콕 여제 안세영의 감동 스토리까지. 팬들과 함께 뜨겁게 호흡한 2025년 스포츠계를 되돌아본다.

올해 프로야구 열기는 뜨거웠다.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1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25.6.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흥행 만루 홈런…역대 최초 1200만 관중 돌파

'국민 스포츠' 프로야구가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1000만 관중(1088만7705명) 시대를 열더니 올해는 1231만2519명으로 단일 시즌 최다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프로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은 시즌 개막과 함께 야구장으로 몰렸고, 매 100만 단위 관중을 모두 역대 최소 경기 기록으로 갈아치웠다. 정규시즌 720경기 중 46%인 331경기가 매진됐고, 좌석 점유율은 82.9%에 달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 뒤 올해 8위로 곤두박질친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은 시즌 최다 관중 유치로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164만174명으로 팀 시즌 최단 관중 기록을 세웠고, 최신식 구장으로 안방을 옮긴 한화 이글스는 62차례 매진 기록을 작성했다.

'가을 야구'의 인기는 절정으로, 입장권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았다. 포스트시즌 16경기 모두 패진 행렬을 이뤘다.

다만 프로야구에도 그림자가 있었다. 3월29일 창원NC파크에서는 구조물 추락으로, 경기를 보러온 야구팬이 사망했다. 이 비극적인 사고로 경기장 안전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암표 문제가 끊이지 않아 사회적 쟁점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LG 트윈스는 올해 프로야구 최강팀이었다. 2025.11.1/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프로야구 LG, 2년 만에 통합 우승…'투수 4관왕' 폰세 MVP

2023년 통합 우승으로 29년 만에 한을 풀었던 LG 트윈스는 지난해 3위로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우승컵을 들었다. 개막 7연승을 시작으로 시즌 내내 선두권을 유지했던 LG는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한화를 상대로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기록, 통합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3년 계약 동안 두 차례 팀을 정상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은 3년 총액 30억 원이라는 역대 프로야구 사령탑 최고 대우를 받고 재계약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현수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 KT 위즈와 3년 50억 원 계약을 맺고 LG를 떠났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밟은 한화는 비록 정상 등극에 실패했지만, '독수리 군단 에이스' 코디 폰세는 KBO리그를 평정했다.

폰세는 개막 최다 17연승,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252개, 1점대 평균자책점(1.89) 등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며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1위)에 올랐다. 2006년 류현진 이후 19년 만에 한화 소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석권했다. KBO리그 역사를 바꾼 폰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돌아갔다.

유승민 회장은 이기흥 후보를 꺽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됐다. 2025.1.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유승민, 이기흥 3연임 저지하고 대한체육회 당선 이변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탁구 영웅' 유승민 후보가 총유효표 1209표 중 417표를 받아 3선을 노렸던 이기흥 회장(379표)을 제치고 새로운 체육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반(反) 이기흥' 후보 간의 단일화 작업이 무산돼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지만, 변화의 열망은 생각보다 강했다. 쇄신을 강조했던 '40대 기수' 유승민 후보는 바닥 표심을 공략, 동분서주하며 기적을 일으켰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을 따냈던 유승민 회장은 만 42세로 역대 최연소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최초로 체육계 수장이 됐다.

2월 말 4년 임기로 공식 취임한 유승민 회장은 곧바로 개혁 드라이브 시동을 걸었다. 스포츠개혁위원회, 선거제도개선부 등 신설과 함께 조직을 개편했고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던 스포츠공정위원회도 회장이 개입할 수 없도록 위원 구성을 바꿨다.

또한 대한체육회장의 임기를 1회만 연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고, 직선제와 모바일·온라인 투표를 도입하는 등 선거 제도 개선안도 의결했다.

김연경은 우승으로 현역 생황을 마무리했다. 2025.4.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우승+MVP' 김연경의 화려한 라스트댄스…현대캐피탈 트레블

김연경은 은퇴 시즌에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뽐내 우승과 MVP를 싹쓸이한 뒤 누구보다 큰 박수를 받으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흥국생명은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종 5차전 풀세트 접전 끝에 정관장을 꺾고 우승컵을 품었다. 김연경은 2020년 국내 무대로 돌아와 3연속 준우승에 그쳤다가 현역 마지막 시즌에 극적인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연경이 시즌 최고의 선수였다는 데 이견은 없었다. 챔피언결정전 MVP와 정규리그 MVP 모두 만장일치 수상이라는 전인미답의 이정표를 세웠다. V리그에서 8시즌만 뛰었던 김연경은 무려 7차례나 정규리그 MVP를 받는 대단한 성과를 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등번호 1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 배구 여제를 예우했다.

현대캐피탈은 컵대회와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독식하며 역대 남자부 세 번째 첫 트레블(3관왕)을 달성, 명가 부활을 알렸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30승(6패)으로 압도적 경기력을 펼쳤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5연패를 노리던 대한항공에 3연승을 거두고 통합 우승 축포를 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