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다독인 대표팀 주장 박해민 "지나간 일, 앞만 보고 가자"

김서현, PS 부진 속 대표팀 합류…"더 성장할 것"

야구대표팀 박해민이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8,9일 체코에 이어 15,16일에 일본과의 평가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2025.1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주장으로 선임된 박해민(35)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는 일이다. 그가 챙겨야 할 선수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고, 반복된 부진에 마음의 짐이 무거운 한화 이글스 투수 김서현(21)도 있다.

박해민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야구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김서현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김서현에 대한 질문을 받은 박해민은 "워낙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라며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지나간 일보다 앞에 놓인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김서현은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정규시즌 2위 도약에 힘을 보탰지만, 가을 악몽에 시달렸다.

지난달 1일 정규시즌 SSG 랜더스전에서 9회 3점 차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2점 홈런 두 방을 맞고 충격적인 패배를 떠안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고, 4차전에서도 김영웅에 동점 3점포를 허용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서현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지만, 반등하지 못했다. 뒤이어 4차전에서는 9회 박동원에게 추격의 2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고, 한화도 9회에만 6점을 내줘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김서현이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상대한 타자가 공교롭게 박해민이었다. 한국시리즈는 지난달 31일 LG의 우승으로 끝났고, '대표팀 주장' 박해민은 김서현을 다독거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야구대표팀 김서현이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8,9일 체코에 이어 15,16일에 일본과의 평가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2025.1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박해민은 "제가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야구를 조금 더 한 선배로서 이야기한다면 과거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앞을 보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에는 좋은 투수들도 많이 있다. 대화를 나누며 노하우를 습득하면 더 단단해지고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며 "성장통이 세게 온 만큼 더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대표팀 주장을 맡은 소감에 대해서는 "(LG 출신) 감독님께서 저를 좋게 보셨고, 또 뽑힌 선수 중 연장자여서 주장으로 선임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박해민은 "한국 야구가 최근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해 8일과 9일 체코, 15일과 16일 일본을 상대로 총 네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체코와 일본 모두 2026 WBC에서 같은 조에 속한 팀이기 때문에 전력을 가늠하기에 좋은 모의고사다.

야구대표팀이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8,9일 체코에 이어 15,16일에 일본과의 평가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2025.1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박해민은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선수들에게도 '평가전이라고 가벼운 마음으로 대표팀에 온 선수가 있다면, 당장 마음을 강하게 바꿔 먹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또 '네 차례 평가전에 다 이긴다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자'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박해민은 지난 1일 축승회 행사에서 팬들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대표팀에 온 그는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운을 잊었다고 강조했다.

박해민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순간 한국시리즈 우승 생각은 없어졌다. 내가 대표팀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가장 먼저 생각했다"며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소통을 잘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며칠 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오지만, 지금 박해민의 머릿속은 오직 대표팀뿐이다. 그는 "대표팀에서는 FA 관련 질문을 받는 것도 결례인 것 같아서 FA 질문을 안 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