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 청산·한국시리즈 진출…한화,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

정규시즌 2위로 마치고 7년 만에 PS…KS 준우승
리빌딩 결실, 신구장 효과 톡톡…강팀 도약 토대 마련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서장원 기자 = 26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우승을 노렸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도전은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그렇다고 불행한 결말은 아니다.

오랜 시간 염원한 우승의 한은 풀지 못했지만, 길었던 암흑기에서 벗어나 강팀 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KS 5차전에서 1-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4패가 된 한화는 LG에 KS 우승 트로피를 내주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1999년 이후 KS 우승이 없었던 한화는 2006년 이후 19년 만에 KS 무대에 올라 왕좌 탈환을 꿈꿨지만 또다시 준우승에 그쳤다.

프로 감독 통산 1000승에 빛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김경문 한화 감독 역시 '무관의 한'을 푸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 한화의 행보를 '실패'라고 규정하긴 어렵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팬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5.10.3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2007년 이후 추락을 거듭해 하위권 팀으로 전락한 한화는 11년 만인 2018년 포스트시즌에 복귀한 이후 또다시 6년 동안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 기간 9위-10위-10위-10위-9위-8위로 시즌을 마치는 등 극심한 암흑기에 빠졌다.

그러나 한화는 성적이 나지 않는 와중에도 정민철 단장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리빌딩을 진행했고, 비로소 올해 결실을 봤다.

특히 마운드의 힘이 한화의 도약을 이끌었다.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류현진, 폰세, 와이스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10.2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복귀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줬고, 리그 최강 원투펀치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가 정규시즌 33승을 합작했다. 토종 에이스 문동주 또한 11승으로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아울러 정우주, 조동욱 등 영건들의 활약이 빛났고, 갑작스럽게 마무리를 맡아 33세이브를 올린 김서현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야수진에서는 문현빈이 급성장하며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했고, 4번 타자 노시환도 부침이 있었지만 감독의 믿음 속에 2년 만에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미아 위기에서 극적으로 잔류한 하주석의 깜짝 활약도 돋보였다.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안치홍, 심우준, 엄상백의 부진은 뼈아팠지만, 강력한 마운드와 리빌딩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2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2025.10.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오래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떠나 신축 구장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로 이사한 것도 유무형의 경기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가을 야구 경험이 처음인 선수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한화는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접전 끝에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KS 무대에 올랐다.

비록 LG를 넘지 못해 우승은 놓쳤지만, 올해 경험이 내년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 것은 분명하다.

정규시즌과 가을 야구를 통해 매년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는 저력을 지닌 강팀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새 시대를 열어젖힌 한화의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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