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역투' 한화 와이스 "오늘 승리가 목표…6·7차전은 그 다음"[KS5]

전날 7⅔이닝 117구…"팀 졌으니 개인 성적 무의미"
"선발 문동주, 재능 있는 투수…잘 해주리라 믿어"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LG에 7-4 역전패한 한화의 와이스가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5.10.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대전=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7⅔이닝 동안 117구를 던지는 혼신의 역투를 펼친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표정은 어두웠다. 팀이 역전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이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상황, 와이스는 당장 눈 앞에 놓인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 7차전 등판 여부는 일단 오늘 이긴 뒤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한화는 지난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LG 트윈스와 맞붙는다.

한화는 전날 4차전에서 8회까지 3점 차로 앞서다가 9회초 무려 6실점하며 4-7로 역전패했다. 이 뼈아픈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3패가 된 한화는 말그대로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 선발투수 와이스가 8회 2사까지 117구를 던지며 단 1실점만 하는 역투를 펼쳤지만 팀 패배로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5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와이스는 "어제는 많이 아쉬운 경기였다. 포스트시즌은 이기는 게 목표인 데 결과가 그렇지 못했다"면서 "내가 잘 던진 것은 의미가 없다. 못 던졌어도 팀이 이겼다면 만족했을 텐데 아쉽게 패했다"고 말했다.

7회까지 100개가 넘는 공을 던진 뒤에도 8회 마운드에 오른 와이스는, 2사 후 투수를 교체하려는 벤치를 향해 손은 내저으며 직접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후 안타를 맞아 뜻은 이루지 못했지만, '외인' 와이스의 팀을 향한 애정과 승리에 대한 집념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와이스가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LG 문보경을 삼진 처리 후 교체를 거부하고 있다. 2025.10.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와이스는 이에 대해 "워낙 승부욕이 강한 타입이고, 한국시리즈라는 중요한 경기였기에 이닝을 내가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어떻게든 이닝이 끝날 때까지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전날 경기가 열린 10월30일은 와이스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했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아 와이스를 열렬히 응원하기도 했다.

와이스는 "어제 경기를 이겼다면 우리 부부에게 좀 더 특별한 날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 "결과를 떠나 항상 사랑하는 존재"라고 했다.

4차전 선발로 등판한 와이스는 로테이션상 남은 KS 등판은 쉽지 않다. 다만 6, 7차전까지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불펜으로 출격할 여지가 남아있다.

와이스는 이에 대해 "지금 상황에선 6, 7차전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지면 끝나기 때문에 당장 오늘 밤 이기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다음은 닥쳤을 때 생각하겠다"고 했다.

5차전 선발로 나서는 문동주에게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와이스는 "어제 문동주에게 따로 해준 말이 있지만 그건 나 혼자 간직하고 싶다"면서 "문동주는 유능하고 재능있는 투수다.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